[발언대] 한국형 전투기 개발, 항공산업 발돋움 계기 삼아야

조선일보
  • 김유단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입력 2018.07.05 03:07

김유단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김유단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6월 말 우리나라가 개발하는 첫 전투기 외형이 확정됐다. 한국형 전투기(KF-X·Korean Fighter eXperimental), 일명 '보라매'의 기본 설계가 완료된 것이다. 내년 9월 이후에는 전투기 시제기를 만들기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군 이래 최대 무기 획득 사업인 KF-X는 우리 공군이 운용하는 KF-16보다 성능이 향상된 4.5세대 전투기로 개발되고 있다. 국가 고유의 독자 형상 전투기를 자체 개발하는 것은 주요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다. 국산 전투기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이 항공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KF-X 사업은 시작부터 가시밭길이었다. 개발비만 8조원 이상 들어가는 국책사업으로 우여곡절을 겪으며 14년을 소모한 이후 착수되었다. 개발 시간과 예산 문제로 수차례 해외 도입으로 결론이 나기도 했다. 당시 우리 기술이 다소 부족한 측면도 있었고 불신도 컸다. 그런데 실수요자인 대한민국 공군이 국산 전투기 개발을 지지했다. T-50과 FA-50을 직접 운용하면서 부품 조달과 성능 개량 관점에서 외국에서 항공기를 구매하는 것보다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무기체계는 비용보다 안보 측면이 강조되어야 한다. 무기는 필요할 때 바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위기 상황에 대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 공군이 운용 중인 전투기 중 새로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기체 개량이나 성능 개선을 하려고 해도 우리 마음대로 추진할 수 있는 기종은 없다. 설계에서 생산까지 국내 개발진이 주도하고 있는 KF-X만 유일하게 이런 작업을 할 수 있다. 국가 안보를 위해 KF-X 사업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이유다.

미국 보잉사에서 보잉 737부터 787까지 여객기 연구 개발을 이끈 수석 엔지니어 월트 질레트는 "새로운 항공기를 12~15년마다 새로 개발하지 않으면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다음 세대로 전수하지 못하고 잃어버리게 된다"고 했다.

2020년대에는 우리가 개발한 전투기 보라매가 우리 영공을 지키게 된다. 전투기를 잘 만드는 나라가 민항기도 잘 만든다. 우리의 역량을 총집결한 KF-X 개발사업을 항공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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