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울땐 산 잘 못탔는데 지금은 틈만나면 산 타요"

조선일보
  • 김재곤 기자
    입력 2018.06.30 03:02

    [건강을 태우시겠습니까?]
    '45년 연인' 담배와 이별한지 1년 되는 신민형 담배소비자협회장

    신민형 담배소비자협회장
    /신민형씨 페이스북
    "예전 같으면 산 타면서 전화받으려면 주저앉아야 했어요. 지금은 한결 나아졌죠."

    신민형(63·사진) 한국담배소비자협회장은 29일 통화에서 요즘 틈만 나면 산을 탄다고 했다. 한창 담배를 피울 때는 좀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은 일이었다.

    그의 담배에 대한 애정은 유별나다 할 만했다. 지난 1992년 담배소비자협회 전신인 '예절바른 담배문화운동중앙회' 창립 멤버로 참여해 지난 2014년엔 3대 회장까지 맡았다. 그는 "담배와 궁합이 맞았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몸이 문제였다. 가래와 기침이 너무 심해져 더 이상 담배와 동행(同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는 작년 8월, 40여 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으면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몸이 허락지 않아 정든 담배와 헤어지려니 더욱 '애통'하고 미안하다. 담배와 '백년해로'할 육신을 지켰어야 하는데…"라는 내용의 '조연문(弔煙文)'을 올렸다.

    그는 당시 "27년간 애지중지하다가 부러진 바늘에 미망인이 된 듯 바늘을 애도하며 '조침문'을 썼던 유씨 부인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며 "바늘이나 담배나 한낱 작은 물건이지만 생애(삶)의 위로가 되었으니 아쉽고 안타까움이 같지 않은가"라고 썼다.

    45년간 피운 담배를 끊는 것은 결심만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 역시 집 근처 용인 기흥보건소를 방문해 도움을 받았다. 신 회장은 "처음 한두 달은 금연 치료제도 처방받다가 점점 줄여나갔다"며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고 말했다.

    금연 시도 6개월 후 보건소에서 금연에 성공했다는 인증서와 함께 체중계를 선물받았다. 다음 달이면 금연 1년째지만 지금도 꿈에서는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신 회장은 "속상할 때 담배 한 대 '탁' 피우면 너그러워지는데…. 지금은 몸은 가벼워졌지만 머리는 무거워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다시 담배를 피울 생각은 없다고 했다. 흡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좋지 않은 데다, 무엇보다 유치원생, 갓난아기인 2명의 손주들 때문이다. 그는 "손주들 때문에 (담배 피우면서) 하루에 열 번씩 양치할 수는 없지 않나"라며 "이제는 금연이 과거의 '반공의식'처럼 (당연한 것으로) 돼버리고 미덕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대신 금연을 하면서 삶의 또 다른 즐거움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사실 담뱃값이 너무 비싸지 않으냐"며 "집사람이 냉면 차려주면 고맙다고 (담뱃값 아낀 돈으로) 5000원, 1만원씩 주는데 그런 게 또 사는 낙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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