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역사에 이변의 천둥이 쳤다

입력 2018.06.29 03:01

전세계가 충격 "독일 꺾은 한국, 역대 이변 3위"

한국과 독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26일, 한국 대표팀의 공식 훈련을 앞두고 하늘에선 천둥소리와 함께 우박이 쏟아졌다. 카잔 아레나에서 예정돼 있던 한국의 공식 훈련이 취소됐다. "축하해요." 우박이 그치길 기다리던 기자에게 자원봉사자가 인사를 건넸다. 그는 "카잔에선 누군가 큰일을 앞두고 천둥 번개가 치고 폭우가 쏟아지면 반드시 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온다는 믿음이 있다"며 "한국팀 훈련을 앞두고 이렇게 됐으니 내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독일 기자에겐 "유감이다"란 말도 전했다.

27일(현지 시각) 그 말은 놀랍게도 현실이 됐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카잔 아레나에서 세계 랭킹 1위이자 전 대회 우승팀인 독일을 2대0으로 꺾었다. 독일은 한국에 일격을 당하면서 월드컵이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독일이 월드컵 본선에서 아시아 팀에 패한 것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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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잔의 기적’은 한국 축구 역사에 오래 남을 명승부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7일(현지 시각)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독일전에서 선취골을 넣고 모두 얼싸안으며 기뻐하는 모습(위). 2014 대회에서 독일을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세계적인 명장 요아힘 뢰프 감독은 한국이 앞서나가자 입을 꾹 다물며 초조한 모습이었다(아래). /EPA·AFP 연합뉴스
독일의 월드컵 성적은 우승 4회, 준우승 4회, 3위 4회다. 지난 네 번의 월드컵에선 모두 4강에 올랐다. 한국전이 열린 카잔에 생각보다 독일 팬들이 많지 않았던 이유도 대부분 팬이 16강 이후로 관람 계획을 잡아놓았기 때문이었다.

월드컵 역사에 남을 대이변을 영국 가디언은 이렇게 전했다. "세상이 종말을 맞으려면 어떤 징조가 있다. 가령 천둥 치는 하늘 아래 부엉이가 매를 잡아먹거나 하는 일 말이다. 하지만 독일은 화창하고 기분 좋은 오후, 80년 만에 처음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영국 BBC는 "전 대회 우승팀 독일이 한국에 패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대회 역사상 가장 놀랄 사건 중 하나"라고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한국이 독일 전차를 전복시켰다"고 했다.

외국의 한 베팅 사이트는 '카잔의 기적'을 역대 월드컵 최대 이변 중 3위로 올려놓았다. 1위는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미국이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1대0으로 제압한 일이다. "축구는 단순하다. 양팀 22명이 90분 동안 공을 쫓아다니다가 결국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라고 했던 잉글랜드 축구 레전드 게리 리네커는 자신이 내린 축구의 정의를 "독일이 항상 이길 수는 없는 게임"이라고 정정했다.

그저 이변으로 치부하기엔 한국이 경기를 잘했다. "끝까지 달린다"를 독일전 모토로 삼고 나온 한국은 이날 118㎞를 뛰었다. 한국 선수들이 쉴 새 없이 뛰면서 압박을 가하자 독일은 당황하며 페이스를 잃어버렸다.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조급해진 독일이 앞으로 나간 틈을 파고들었다. 김영권이 후반 48분 코너킥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차 넣어 선제골을 뽑아냈다. 3분 뒤엔 독일 수문장 노이어가 골문을 비우고 나간 사이 주세종의 긴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쐐기골로 대이변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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