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공사·공단 등 산하 기관장 일괄 사표 요구해 논란

입력 2018.06.26 16:55 | 수정 2018.06.26 17:09

“시대착오적인 행태”
“권력교체 후 당연한 행위”
시청 등 주변 하루 종일 술렁대
‘보은인사’ 집중 땐 후폭풍 예상


“시대착오적 행태”, “23년만의 권력교체에 따른 당연한 행위”
부산시청과 산하 각 공사·공단, 출자·출연기관들 주변은 26일 이런 갑론을박으로 하루 종일 술렁였다. 지난 25일 열린 부산시 확대간부 회의에서 “산하 공공기관장들이 새 시장 취임 전 일괄 사표를 내야 한다”는 결정을 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부산시는 이 결정에 따라 이날 오후 해당 공공기관장과 임원 등에게 “28일까지 시 인사담당관실로 일괄사표를 내달라”고 요구하는 이메일 등을 보냈다. 이는 선거 기간과 이후, 공약을 등을 통해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 개혁’을 밝혀온 오 당선자의 시정 방향과 맞물려 시청 등의 주변을 ‘쑥덕공론의 태풍’ 속으로 몰아 넣었다.

부산시 산하에는 부산교통·도시·관광공사를 비롯, 시설·환경·스포원 공단 등 6개 지방공사·공단, 벡스코·아시아드컨트리클럽·부산의료원·발전연구원·경제진흥원 등 9개의 출자·출연 기관들이 있다. 부산시가 임명하는 이들 기관의 임원은 모두 46명. 이중 대표·이사장·감사 등 26명은 주주총회 등을 거치는 경우도 있지만 부산시장이 직접, 각 기관의 본부장·이사 등 20명은 시장이 임명한 대표가 추천위 천거를 받아 임명한다. 형식은 그렇지만 실질 임명은 모두 시장 재가에 의해 이뤄진다.

이들 기관의 현재 임원들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년10개월 정도 임기가 남아 있는 상태다. 46명 중 관광공사 사장·환경공단 이사장 등 12명은 올 연말 이전에 임기가 끝난다. 임기만료와 함께 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이들 12명 기관장 등 외에 나머지 임원들은 임기가 많이 남아 처리 결과에 따라 분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내일 저승사자가 찾아온단다”, “독재시대도 아니고 점령군의 횡포에 가까운 결정”, “문재인 대통령도 한꺼번에 다 갈지는 않았다”··· 한쪽에서는 이런 비판과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새로운 리더십의 등장과 함께 시정철학을 같이 하는 인사를 중심으로 공공기관의 진용을 짜는 것은 엽관제의 당연한 귀결”, “23년간의 적폐를 청산하려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옹호도 만만찮다.

이처럼 시끌시끌한 상황 속에서 지역 정가에선 “시장이 바뀔 때마다 임기와 관계없이 공공기관장이나 임원들을 대거 물갈이하는 것은 해당 기관의 독립성이나 전문성, 업무 연속성을 저해하는 일”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시장 선거 과정에서 기여한 측근을 위주로 한 '보은 인사’, ‘논공행상 인사’로 갈 경우 조직 안팎에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란 말도 있다.

런 논란은 4년 전 현 서병수 시장이 당선되고 나서도 있었다. 당시 부산시는 모든 산하 기관장 등의 사표를 받았고 서 시장 측은 취임 후 이를 반려한 뒤 차차 진용을 바꿨다. 하지만 이건 서 시장의 스타일이었다. 결국 공은 오거돈 신임 부산시장에게 넘어가게 됐다. 오 신임 시장이 이 실타래를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낼 지에 시민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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