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취] 국회의사당·삼성빌딩·충혼탑… 韓 근대 건축 이끈 이광노 교수

조선일보
  • 김상윤 기자
    입력 2018.06.26 03:01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외조부

    원로 건축가 이광노 서울대 명예교수
    원로 건축가 이광노(90·사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25일 오전 1시 30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의 공동 설계자 중 한 명인 이씨는 서울 을지로1가 삼성빌딩,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남산 어린이회관, 서울대병원 본관, 안양컨트리클럽 클럽하우스 등을 설계한 건축가다. 기능주의와 합리주의를 강조했던 이씨는 건축가 김중업·김수근 등과 함께 한국 근대 건축의 주요 인물로 평가된다.

    경기도 개풍군(현 황해도) 출신인 이씨는 서울 경복중학교와 경성공업전문학교(현 서울공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다. 1954년부터 1년간 미국 건축사무소 '아이엠페이'에서 훗날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를 설계한 중국계 미국 건축가 이오 밍 페이에게 건축 기법을 배웠다. 1956년 28세에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로 부임해 37년간 교수로 일했다. 1955년 자신의 호에서 이름을 따 '무애(無涯) 건축연구소'를 세웠고 공공·업무·의료·교육·주거 시설 170여 점을 남겼다.

    이씨는 1949년 대구시청사 현상설계에서 건축가 이천승과 합작해 당선했고, 1952년 국군충혼탑과 유엔전우탑 현상설계에서도 당선했다. 그가 1964년 설계한 을지로 삼성빌딩은 당시로선 고층인 지상 11층과 사무용 건물 지하를 2층으로 지은 시도가 획기적이었다고 평가된다. 그가 1968년 김정수, 김중업, 안영배와 함께 설계한 국회의사당은 설계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요구로 원안에 없던 돔이 추가되기도 했다. 그 외에 부산시민회관, 서울시청 앞 광장 분수, 남산 KBS 방송국, 국기원, 중앙공무원교육원, 영남대 본관, 서울대 규장각 등도 그가 설계했다.

    이씨는 대통령 표창(1989)에 이어 보관문화훈장(1991)과 대한민국예술원상(1996) 등을 받았고 예술원 회원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명준(미국 거주)·양준(바이올리니스트)·화준(KBS 교향악단 첼리스트)·옥준(조각가)·경준(홍콩 거주)씨 등 5자매가 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이 그의 외손녀로, 큰딸 명준씨의 딸이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7일 오전 9시. (02)2072-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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