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흔들리는 韓美 동맹에 대한 우려, 매티스에게 분명히 전해야

조선일보
입력 2018.06.26 03:20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25일부터 중국·한국·일본 순으로 순방에 나선다. 송영무 국방장관과는 28일 만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과 관련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한·미 국방부는 대규모 연합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이어 소규모인 한·미 해병대 훈련(KMEP)도 무기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금 추세로 볼 때 하반기 예정된 한·미 해공군 훈련과 특수부대 훈련도 줄줄이 중단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 당국은 "북이 선의를 갖고 비핵화 대화에 임하는 동안"에 한해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그 대화는 아직 시동도 안 걸리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주말 방송된 인터뷰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다시 한 번 "도발적"이라고 규정하면서 미 전략폭격기를 괌에서 한반도까지 보내는 것은 "미친 짓(crazy)"이라고 표현했다. 미·북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했던 말이 논란이 됐는데도 똑같이 반복하는 것을 보면 말 실수가 아니라 본심이라는 얘기다. 미 대통령의 인식이 이렇다면 한·미 동맹은 사실상 해체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버웰 벨 전 주한 미군 사령관이 최근 인터뷰에서 "한·미 훈련이 6~9개월 안에 재개되지 않으면 (한·미) 군사 역량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까지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걱정을 담고 있다. 적잖은 국민도 북의 비핵화는 아직 요원한데 한·미 동맹이 먼저 흔들리는 상황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한·미 동맹은 60년 넘게 한반도와 주변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지켜왔다. 4년 임기 동안 왔다 가는 미 대통령이 마음 내키는 대로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둬서도 안 된다. 카터 전 대통령도 주한 미군 철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고 임기 내내 밀어붙이려 했지만 군 당국, 의회, 안보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딪혀 포기했다.

한·미 동맹을 가벼이 보는 미국 대통령의 마음을 고쳐먹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 정부부터 동맹에 대한 입장이 분명해야 한다. 미국을 방문한 외교부 차관은 시사 방송 사회자가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우려하지 않느냐"고 거듭해서 묻는데도 "한·미 정부는 같은 페이지에 있다"면서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답변했다. 한·미 연합 체제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그에 대해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면 정부는 그런 우려를 미국 측에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이번 매티스 장관 방한을 그 계기로 삼아야 한다. 매티스 장관이 한국 정부의 분명한 동맹관을 확인해야 그것을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다잡는 노력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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