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열이면, 그중 아홉은 눈'이라는 뜻의 안십중구(眼十中九)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눈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현대인은 스마트폰·미세먼지·강한 자외선 등 눈 건강을 위협하는 환경에 과다 노출돼 있다.

◇백내장·황반변성·녹내장…중노년 괴롭히는 3대 눈질환

중노년층의 경우 환경적 요인뿐 아니라 각막·수정체·망막 기능 감소로 시력이 떨어지면서 각종 눈 질환이 발생할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노인성 눈 질환은 백내장·황반변성·녹내장 등이다. 백내장은 눈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흐려지는 질환으로, 노안과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근거리 시야가 흐려지고, 모든 사물이 뿌옇게 보이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複視)가 나타난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 신경조직인 황반이 노화나 유전적 요인 등으로 변성돼 시력에 손상을 주는 안과 질환으로, 녹내장·백내장과 함께 3대(代) 실명 원인으로 꼽힌다. 심할 경우 시력을 완전히 잃기도 한다. 녹내장은 안구 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안압이 높은 상태를 내버려둘 경우 시신경이 손상돼 시야가 더욱 좁아지고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녹내장은 노년층에 주로 발생하지만, 젊은 층에서도 스마트폰 등 IT기기 사용 증가로 인해 최근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잦은 스마트폰 사용, 안구건조증 악화 원인

스마트폰 가입자 수만큼 눈질환 환자도 늘고 있다. 디지털기기 사용으로 인한 대표적 눈질환은 ▲안구건조증 ▲과도한 긴장으로 인한 눈 근육 조절장애 ▲모니터에서 나오는 청색광으로 인한 망막변성 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안구건조증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안구건조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가 2009년 175만명에서 2013년 222만명으로 5년간 약 47만명(27.4%) 증가했다. 연평균 6.1% 증가한 수치다. 전체 환자 중에서 50대가 19.1%로 가장 많았으며, 70대 이상이 16.5%, 40대는 16% 순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을 할 땐 눈의 깜빡임이 줄어든다. 우리 눈은 깜빡일 때마다 눈물 막을 형성해 안구를 보호한다. 보통 1분에 15~20회 눈을 깜빡이는데 스마트폰을 볼 때는 5회 정도로 줄어든다. 이때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눈물 막이 과도하게 증발하면 눈 깜빡임 장애나 눈꺼풀염, 눈 피지선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실명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동안 중요한 질환으로 인식되지 않았다. 하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최근에는 주요 눈 질환으로 분류되는 추세다.

◇극심한 눈 피로엔 아스타잔틴, 황반변성 예방엔 루테인 효과적

눈 건강을 유지하려면 종합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외부 자극을 줄여 안구를 건조하지 않게 하고, 영양 보충을 통해 소실되는 안구 구성 물질을 채워야 한다. 눈 건강을 위해 필요한 대표 영양소는 ▲아스타잔틴 ▲오메가3 지방산의 DHA·EPA ▲루테인 ▲비타민A 등이다.

아스타잔틴은 강력한 항산화, 항염 작용을 한다. 망막의 혈류를 개선해 수정체의 굴절을 조절하는 모양체 근육(초점 조절에 관여하는 근육)에 더 많은 혈액이 도달하게 하고 풍부한 영양을 공급한다. 루테인은 황반의 재료다. 망막 속 루테인이 부족하거나 자외선을 많이 받으면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황반변성을 유발할 수 있다. 눈의 루테인 함량은 보통 25세부터 줄어 60세가 되면 절반 이하로 감소하므로, 나이가 들수록 루테인을 풍부하게 섭취해야 한다.

오메가3(DHA·EPA)는 안구 건조 개선과 망막 기능 유지 효과가 있다. DHA는 망막 조직의 주성분으로 눈물 막을 튼튼하게 해 눈물 분비가 줄어드는 것을 예방한다. EPA는 염증성 물질인 PGE2를 감소시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EPA와 DHA에 대해 '건조한 눈을 개선해 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했다.

비타민A는 로돕신(눈에서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의 구성성분이다. 비타민A가 부족하면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잘 보지 못하는 야맹증이 나타난다. 이들 영양성분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 형태로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눈 건강에 도움이 될 만큼의 양을 식품으로 섭취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에는 눈 건강을 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아스타잔틴, 루테인, 오메가3와 비타민A·E를 한 알에 모두 담은 건강 기능 식품도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