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부는 23일 UFG(을지프리덤가디언)와 같은 대규모 연합훈련이 아닌 소규모(중대급) 한·미 해병대 전술훈련들을 극히 이례적으로 무기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훈련 연기는 미측 요구에 따라 한·미 국방부가 결정했으며, 한·미 해병대 차원의 사전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미 연합 훈련에서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보내는 것에 대해 "미친 짓"이라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한·미 연합훈련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미 동맹이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각) 방송된 미국 TB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괌에서 폭격기를 출격시켜 6시간 반 동안 (한반도로) 날아간 뒤 (훈련용) 폭탄을 떨어뜨리고 다시 괌으로 돌아간 뒤, 다시 두 번째로 (한반도로) 돌아온다"며 "이건 미친 짓(it's crazy)"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수천만달러, 수억달러를 이 '워 게임'에 쓰고 있고, 우리는 한국으로부터 이(훈련 비용)를 변제받지도 못한다"고 했다.
한·미 국방부는 다음 달부터 석 달간 열릴 예정이던 2개의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KMEP는 올해 19번 실시되는 소규모 전술훈련인데, 지금까지 실시된 11번 외의 나머지 훈련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 국방부는 "북한이 생산적인 협의를 지속한다면 추가 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혀 한·미 연합훈련이 사실상 전면 중단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그간 미 정부가 밝힌 입장과 다르다. 백악관은 지난 12일 한·미 간 통상적 훈련은 계속하되 대규모 연합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소식통은 "양국 해병대가 훈련을 예정대로 준비하다 국방부로부터 일방적으로 연기를 통보받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신원식 전 합참 작전본부장은 "북한 군사 위협을 억제해 온 훈련들이 아무 대책 없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