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1920년대 재즈 시대 뉴욕의 생생한 초상, 피츠제럴드의 자전적 소설

입력 2018.07.04 06:00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진영인 옮김 | 은행나무 | 576쪽 | 1만4000원

“중독성 없이는 아름다움이란 없지. (…) 먼지로, 죽음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느낌 없이는 중독성이란 없어…….”

‘위대한 개츠비’의 작가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두 번째 장편소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1922)’이 초역됐다. 이 소설은 피츠제럴드가 ‘위대한 개츠비’로 ‘미국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기반을 닦아준 소설로, 아내인 젤다 피츠제럴드와의 결혼 생활을 묘사한 자전적 작품이다. 1차 세계대전 직후 1920년대 재즈 시대 뉴욕의 생생한 초상이자, 어딘가에 뿌리 내리지 못하는 청년 세대에 대한 신랄한 묘사로 과잉과 부정의 시대에 나타난 공포를 낱낱이 보여준다.

멋지고 강렬한 색채를 뿜어내는 주인공인 앤서니와 글로리아 패치 부부는 화려한 재즈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이다. 이 매력적인 커플은 뉴욕에서의 짜릿하고 황홀한 삶을 좇아 수없이 많은 날 동안 파티를 열고 춤을 춘다. 젊고 부유하고 생기 넘치는 두 사람의 결혼은 열정적이고 극적인 퍼포먼스에 가깝다. 앤서니는 자산가인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을 막대한 유산만 기다리며, 하는 일 없이 시간을 보내면서 아내 글로리아와 함께 사치스러운 생활을 영위한다. 하지만 기대했던 유산을 얻지 못하고 화려했던 결혼 생활마저 퇴색돼 가자 점차 알코올중독과 우울증, 신경쇠약을 겪으며 무너진다.

3부 9장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대체로 시간순으로 진행되지만, 때때로 시간을 건너뛰기도 한다. 또 연극 대본의 형식을 차용하기도 하고 글로리아의 관점에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하거나 앤서니의 친구 모리 노블의 장광설이 쭉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장치들은 피츠제럴드 특유의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문체와 어우러져 소설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또 당시 상류층 사람들이 얼마나 사치스럽고 향락에 젖은 생활을 하는지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1차 세계대전 직후 급변하는 사회적·경제적·정치적 요인이 개인의 삶에 얼마나 깊은 불협화음을 초래하는지 그려내고 있다.

‘아름답고 저주받은 사람들’은 마음산책, 북스피어, 은행나무가 함께한 '웬일이니! 피츠제럴드' 시리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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