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생계비 138만원? 예멘 난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

입력 2018.06.20 17:46 | 수정 2018.06.20 17:57

때 아닌 예멘 난민에 제주 몸살
0명→7명→42명→549명 예멘 난민 증가
난민 생계비 월 138만원(거짓)
우리 정부가 구직 지원(참)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내전(內戰)을 피해 제주도로 들어온 ‘예멘 난민’에 대한 현황 파악을 지시했다.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 따르면 올해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인은 561명으로, 이 가운데 549명(14일 기준)이 난민 신청을 했다. 예멘 출신의 난민 신청자는 2015년 0명에서 2016년 7명, 2017년 42명, 올해(6월20일 기준) 549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난민이 제주도로 몰리는 것은 비자(사증) 없이도 입국할 수 있는 ‘무사증(무비자)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주~쿠알라룸프르(말레이시아) 저비용 직항기가 취항한 것도 작용했다. 예멘 난민이 늘어나자, 정부는 지난 1일 무사증 입국 불허국(기존 11개국)에 예멘을 추가했다. 이로 인해 예멘 난민이 더는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미 입국한 549명 난민 신청자들의 신병처리 문제가 남았다.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이 예멘 난민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짚었다.

예멘 난민들이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열린 취업설명회에 참여하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① 예멘 난민에 세금 투입?
예멘 난민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 13일에는 ‘예멘 난민 수용 반대’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 청원 글은 이날 현재 30만570명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대상이 됐다. 청원 글에는 “난민들이 성범죄를 많이 일으킨다”, “혈세로 과도한 혜택을 받는다” 등의 부정적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

난민 반대자들은 “우리나라가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하고, 난민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난민에게 호텔을 지원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난민 천국’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은 오해다. 국내에 입국한 난민들은 1차 심사기간이 끝날 때까지 자비(自費)로 숙식해야 한다. 1차 심사에는 보통 6개월에 걸린다. 제주에 있는 예멘 난민 가운데 취업에 성공한 일부는 회사에서 제공한 숙소에 머물고 있다. 나머지는 자비로 게스트하우스, 여관 등에 숙박하고 있다. 그나마 숙박비를 낼 여력이 없는 예멘 난민 일부는 해변에 텐트를 치거나 노숙하고 있다고 당국은 전했다.

②공식적인 예멘 난민은 ‘0명’
현재까지 제주도에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549명 가운데, 난민으로 공식 인정받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제주 출입국 외국인청은 “현재 난민 신청 심사 중인 중국인 선교사 1명은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지만, (예멘인 난민 신청자 가운데) 인정받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4월 말부터는 이들의 거주지역을 제주도로 한정했다. 하지만 일부 난민들은 “제주도를 떠나 서울에서 일하고 싶다” “우리 이전에 도착한 난민들은 문제없이 서울에 갈 수 있었는데 우리만 차별 받고 있다”고 불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에 머무르는 외신기자 대니얼 쿠티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제주도의 예멘 난민 대부분은 말레이시아에서 건너온 이들로, 서울로 향하는걸 가장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에 체류중인 예멘인들이 제주출입국·외국인청에서 지난 18일 한국 생활과 법 교육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③ 난민 1인당, 월 138만원 지급?
“우리 정부가 예멘 난민 1인당 세금 138만원을 지원한다.”
예멘 난민 신청자가 급증하자,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 같은 글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사실과 다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난민 생계비 지원액은 난민지원시설(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비(非)이용자의 경우 1인당 월 43만2900원이다. 지원시설을 이용할 경우 21만6450원으로 줄어든다.

생계비를 신청한다고 해서 모두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난민 생계비 신청자(785명) 중 절반(436명) 정도만이 생계비를 지원받았다. 올해 제주도로 들어온 예멘인 중 300명 이상이 생계비 지원을 신청했으나, 심사를 통해 지급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올해 제주로 입국한 예멘 난민에게 지급된 생계비는 ‘0원’인 셈이다.

④우리 정부가 구직 지원까지 해준다
우리 정부가 인도적인 차원에서 예멘 난민의 구직을 돕는 것은 사실이다. ‘특혜’로 비칠 부분도 있다. 보통 난민 신청 6개월 이후에 취업이 가능하지만, 제주에 체류하는 예멘인들은 조기(早期) 취업이 특별히 허용됐다.

법무부 제주출입국·외국인청은 앞서 예멘 난민 대상의 두 차례 취업 설명회를 열었다. 현재 예멘 난민 신청자 가운데 402명이 구직활동 중이다. 이들이 얻는 일자리 대부분은 양식업, 요식업, 어업 분야다.

일자리를 얻는 예민 난민 대부분은 “일이 어렵다” “소통문제가 있다”며 중도 포기하는 실정이다. 제주 출입국·외국인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취업 포기자 수가 정확하게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소통, 종교, 일자리 수준 등을 이유로 그만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난민 때문에 범죄 늘었을까

최근 5년간 제주 지역에서 일어난 외국인 범죄 현황./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최근 5년간(2013~2017년) 제주도 외국인 범죄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외국인 범죄는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2013년 제주도 외국인 범죄는 299건 인데, 지난해 644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는 예멘 난민과는 무관하다. 지난해 644건에 달하는 외국인 범죄 가운데 예멘 난민이 저지른 범죄는 한 건도 없기 때문이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예멘 난민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신고는 접수된 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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