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남북 군사회담서 '천안함' 말 안꺼냈다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8.06.19 03:00

    국방부선 '폭침 사과' 요구방침… 靑·통일부 협의 과정서 바뀐듯
    "사과 안받고 평화수역은 난센스"

    우리 군 당국이 지난 1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천안함 폭침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회담에 앞서 북한에 천안함 폭침 사과를 요구하기로 내부 결론을 내렸지만, 청와대·통일부와 협의 과정에서 방침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18일 "이번 군사회담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 수역 조성 등과 관련해 양측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 문제는 의제가 아니어서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대표단은 북한 도발과 관련해 포괄적으로 언급했지만, (천안함 폭침 등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고 했다.

    국방부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천안함 폭침을 거론할지 여부에 대해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회담 때처럼 당연히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과 "남북, 미·북 대화 국면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내부 토의를 거쳐 사과를 요구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정부 소식통은 "하지만 유관 기관과 협의 후에는 언급하지 않기로 최종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앞서 우리 군 당국은 천안함 폭침 이후 남북 군사회담이 열릴 때마다 북측에 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해왔다. 이번 회담 전 마지막 군사 접촉이었던 2014년 10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우리 수석 대표였던 류제승 당시 국방부 정책실장은 기조발언을 통해 "북한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군에선 4·27 판문점 선언 이후 열린 첫 군사회담에서 천안함 문제를 꺼내지 못한 만큼 향후 군사 접촉에서도 이를 언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남북 군사회담에 정통한 예비역 장성은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 수역 조성을 논의하는 건 난센스"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향후 남북 군사회담에서 천안함 문제는 반드시 짚을 것"이라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