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黨天下… 광역의회 10곳은 野 교섭단체도 못꾸렸다

입력 2018.06.16 03:03

[6·13 민심]
서울·경기·인천·충북 등… 與서 맘만 먹으면 다 통과 가능

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결과 17개 광역 시·도의회 중 대구·경북을 제외한 15곳에서 1당을 차지했다. 이 중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포함한 10곳에서는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의석수가 너무 적어 여당에 맞설 교섭단체조차 꾸리지 못하게 됐다. 특히 10곳 중 9곳은 시·도지사 역시 민주당 소속이어서 '1당 독주 체제'가 완성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방의회도 국회처럼 일정 의석 이상을 가진 정당이 교섭단체를 만들고 이들끼리 협상을 통해 도정을 감시한다. 그러나 야당 교섭단체가 없고 시·도지사와 시·도의회 다수당이 같은 당일 경우 도정을 감시할 장치가 사라지는 셈이다.

민주당은 광역(시·도)의원 선거에서도 전체 824명 중 80%에 해당하는 652명을 당선시키며 압승했다. 한국당은 대구·경북 2곳에서만 1당을 차지했다. 보수 '텃밭'으로 불렸던 부산·울산·경남·강원에서도 처음으로 1당을 민주당에 내줬다. 특히 서울·인천·광주·대전·세종·경기·충북·전북·전남·제주 등 10곳에서는 야당의 참패로 아예 교섭단체조차 구성할 수 없게 됐다.

한국당은 부산·대구·경북·경남·강원과 충남 등 6곳에서만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는 의석을 확보했다. 부산에선 47석 중 6석을 얻어 5명 이상인 교섭단체 요건을 턱걸이로 넘겼다. 울산은 그동안 한국당만 교섭단체를 꾸려왔기 때문에 조례에 교섭단체 구성 요건이 아예 없다. 그래서 22석 중 5석을 얻은 한국당이 교섭단체를 만들 수 있을지 여부를 다시 논의해야 한다. 울산시의회 관계자는 "우리도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럽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이 같은 지방의회 '수퍼 여대야소' 상황에 대해 벌써부터 걱정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야당 교섭단체가 없는 10곳 중 제주를 뺀 9곳은 시·도지사까지 민주당이 차지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를 견제해야 할 의회가 단체장과 유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지역들에선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이 원하는 인사, 인허가, 예산 편성·집행권, 조례 등을 모두 통과시킬 수 있다. 각종 지역 현안을 논의하는 상임위도 민주당이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야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대부분의 광역단체장이 북한과의 교류 방안을 공약으로 넣었는데 야당 교섭단체가 없으니 자기들 뜻대로 계획을 짜고 북한에 돈도 갖다 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당 내부에서도 "이럴 때일수록 겸손해져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민주당 박범계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울어진 운동장' '일당 독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결코 자만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1당의 지방의회 독점을 막기 위한 대안으로 비례성 강화 등을 거론했다. 국회의원의 경우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선출되는 의원이 각각 250명, 50명이다. 그러나 광역의원은 지역구 737명에 비례대표는 87명에 불과하다. 광역의원 정수는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결정한다. 그간 소수 정당은 비례대표 의원 정수 확대를 요구해왔지만 거대 양당의 반대로 이뤄지지는 못했다. 일각에선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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