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나라가 통째로 넘어갔다… 제 잘못… 나는 독고다이, 혼자 들어왔다 혼자 나간다"

조선일보
입력 2018.06.15 03:00

[6·13 민심 / 충격의 野]
"탄핵·북풍 두 쓰나미를 못 넘어… 당분간 은둔생활 들어갈 수밖에… 아직 은퇴할 나이는 아니지 않나"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이끈 홍준표 대표가 14일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5·9 대선에서 24%를 득표해 2위를 한 뒤 그해 7월 당 대표에 선출됐다. 그러나 2011년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시절 중도 사퇴한 데 이어 또다시 임기(2년)를 채우지 못했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소집한 최고위원 회의에서 "우리는 참패했고 나라는 통째로 넘어갔다. 오늘부로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제 잘못이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국민 여러분 선택을 존중하고, 당원 동지 여러분이 부디 한마음으로 단합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홍 대표는 1분 정도 진행된 입장 발표에서 향후 정치적 진로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홍 대표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여당의 압도적 우세를 예측한 여론조사에 대해 "바닥 민심과 다르다. 여론조사가 맞는지 선거를 한번 해보자"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본지 통화에선 "(참패는) 예상됐던 일 아니었느냐. 악전고투했으나 '탄핵'과 '북풍' 두 개의 쓰나미 파도를 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선거 결과가) 국민의 뜻이라면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느냐"고도 했다.

홍 대표는 당 대표 취임 이후 줄곧 반대 진영 인사들로부터 "당을 사당화(私黨化)한다"는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나에게 무슨 세력이 있나. 나는 '독고다이(혼자 결정하고 움직인다는 뜻의 속어)'"라며 "(당 대표를 맡을 때) 혼자 들어왔다가 (물러날 때도) 혼자 나간다"고 했다.

홍 대표는 조만간 출국해 국내 정치권과 거리를 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선거 패배가 정치 인생의 끝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홍 대표는 "당분간 은둔 생활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도 '정계 은퇴를 생각하느냐'는 물음엔 "아직 은퇴할 나이는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야권 관계자는 "홍 대표는 한동안 은둔과 침잠의 시간을 보내며 정치적 재기를 모색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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