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의 뉴스 저격] 늘어나는 미혼·이혼·사별… 2035년엔 둘 중 하나는 '솔로'

입력 2018.06.15 03:15

[오늘의 주제: 한국사회에 몰아치는 '싱글족 현상']
- 내년부터 1인가구가 대세
부부자녀 가구 수 추월… 2035년 남성 3명 중 1명은 50세 되도록 '총각'

6·13 지방선거에선 자치단체마다 혼자 사는 싱글족(族)을 겨냥한 소형 임대주택·청춘주택 공급이 선거 공약으로 인기를 모았다. 우리나라에서 1인(싱글) 가구 숫자는 2011년부터 4인 가구 수를 추월했다.

청년층의 비혼(非婚)·만혼(晩婚)과, 중·고령층의 높은 이혼율과 고령 사별자 증가가 겹치면서 싱글족 숫자는 급증하고 있다. 혼밥(혼자 먹는 밥)·혼술(혼자 먹는 술), 혼여(혼자 가는 여행)가 흔한 일상 풍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통계청의 장래 인구 추계를 분석한 결과, 2035년이면 만 15세 이상 인구(4685만명) 중 싱글족(미혼자+이혼자+사별자)이 47.3%에 달해 총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밝혀졌다.

내년부터는 '1인 가구'가 '부부+자녀 가구'보다 많아진다. 한국 사회를 휩쓰는, 나 홀로 사는 '솔로 시대' 현상의 실태와 파장을 짚어본다.

◇'혼공(혼자 공연 보기)'이 이미 절반 넘어

싱글족 중 가장 증가세가 가파른 것은 미혼·비혼자들이다. 현재 초·중·고·대학생이 결혼할 연령(25~39세)이 되는 2035년에는 25~39세에서 싱글족이 10명 중 6.6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남성은 10명 중 7명, 여성은 6명꼴로 '청년 솔로'가 대세(大勢)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35~39세 여성 중 50~54세가 될 때까지 결혼할 확률은 10% 안팎에 불과하다(통계청 자료).

혼인상태별 인구 추이
/그래픽= 김의균
나이가 차면 결혼하는 게 아니라 '혼자 사는 즐거움을 위해'나 '부모 간섭, 육아 걱정에서 해방되기 위해'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집 마련할 돈 벌 때까지' 같은 여러 이유로 결혼을 미루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젊은 싱글족 급증으로 소비 생활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뚜렷하다. 싱글족이 주로 구입하는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이 치솟고, 독신자용 반찬 코너도 큰 인기이다. '편안하게 혼자 술을 마실 수 있는 '1인석' 혼술집들이 늘어나고 있다.

극장이나 공연 예매표도 마찬가지다. CGV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2012년 7.7%이던 영화관 내 1인 관객 비중은 지난해 16.9%로 5년 만에 두 배 넘게 늘었다. 호텔에서도 1인 패키지(1박+뷔페 등) 판매량이 치솟고 있다. 인터파크는 "작년 12월~올 1월 공연 티켓 판매량 중 1인 1매 구매 비율, 즉 '혼공(혼자 공연 보기)'이 절반(51%)을 넘었다"고 밝혔다.

◇2035년엔 남자 3명 중 한 명이 50세까지 未婚

향후 젊은 싱글족 급증이 확실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생애미혼율'이 구조적으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생애미혼율'은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을 말한다. 2000년 이전에는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가 남녀 모두 1% 안팎이었다. 그러던 남성의 생애미혼율은 2010년 5.8%, 2015년 10.9%로 껑충 올랐다. 2025년에는 20.7%, 2035년 29.3%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통계청은 전망한다.

여성의 생애미혼율도 2.8%(2010년), 5.0%(2015년), 12.3%(2025년), 19.5% (2035년)로 상승 흐름이 확연하다. 이 추세라면 2035년에는 남성은 3명 중 한 명, 여성은 5명 중 한 명이 50세가 되도록 결혼하지 않고 지내게 된다. 이른바 '초(超)솔로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여성의 지위 향상으로 인한 비혼·이혼 증가, 독신들이 살기 좋은 도시의 사회·거주·체육·여가시설 형성, 인터넷으로 타인과 대화 가능, 반려견의 가족화' 등을 꼽는다.

'싱글 시대'는 문제점도 낳고 있다. 젊은 층의 경우 자택 소유율이 낮아 주거 비용이 큰 문제로 꼽힌다. 이삼식 한양대 교수는 "싱글로 사는 것은 자유로운 삶을 구가하는 매력이 있지만, 혼자서 음식 영양 공급이 힘들어 건강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고, 싱글은 배우자가 있는 사람에 비해 일찍 사망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직장 등 소득원이 확실할 때 싱글은 편리하지만, 소득이 끊기는 순간부터 어려움에 봉착할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1인 가구가 '한국 가정의 표준'?

우리나라 싱글가구 비중 증가
한국의 높은 이혼율도 싱글족 증가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인구 1000명당 이혼율을 말하는 조혼인율은 최근 10년간 2.3명이다. 예전에는 5년 이내 헤어지는 것이 이혼자의 절반에 가까웠다. 그러나 최근에는 20년 이상 살다가 갈라서는 황혼 이혼이 크게 늘고 있다.

실제로 전체 이혼 중 황혼 이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4.2%에서 지난해 31.2%로 상승했다. 이혼한 다음 혼자 사는 여성은 지난해 216만명으로 2000년 대비 3배 정도 불었다. 인구구조가 '소산다사(少産多死)'형으로 바뀌고, 남성 수명이 여성보다 6~8세가 낮다 보니 혼자 사는 할머니들도 많아지고 있다. 2015년 현재 국내 사별자는 총 326만명인데, 이 중 여성(281만명)이 남성(45만명)의 5배 정도였다.

그 결과 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 2000년 당시 15.5%였던 1인 가구 비중은 2010년에는 23.9%에 달해 4가구 중 하나꼴이 됐다. 자녀와 함께 살지 않거나 평생 미혼으로 사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 2035년에는 전체 3가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통계청은 예상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족은 전통적으로 '부부+자녀' 가구 구조였지만, 당장 내년부터 1인 가구 숫자가 '부부+자녀' 가구를 추월하게 된다.

이정우 인제대 교수는 "예전에는 모든 제도가 부부 자녀 가구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1인 가구가 한국 가정의 표준이 되는 셈"이라며 "외국처럼 1인 가정을 보호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장 혹독한 시련 겪는 '50대 싱글족'… 5년새 45.7% 급증]

'싱글 시대'에 가장 혹독한 시련을 겪는 이들은 '50대 싱글족'이다. 50대의 싱글 가구 증가율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2010년과 2015년의 우리나라 인구센서스에서 싱글가구 증가율을 비교하면 20·30·40대는 조금 늘어난데 비해 50대 이상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50대 싱글 증가율(45.7%)이 급상승한 것은 황혼이혼과 가족 해체에 따른 결과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황혼이혼은 결혼생활을 20년 넘게 한 부부의 이혼을 말한다. 황혼이혼은 주로 60세 정년 이후에 하는 게 통념이나 실제로는 50대에 가장 많다.

지난해 황혼이혼을 한 연령을 보면 50대 초반과 50대 후반, 40대 후반, 60대 초반 순서로 많다. 20년 넘은 결혼생활 파탄 사례 가운데 50대가 과반(51%)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50대에 이혼하면 사회생활과 가정생활 모두 어려움이 크다. 혼자 살면서 건강을 잘 못 챙겨 질병에 걸리기 쉽고, 경제적 문제로 자살률도 높고, 고독사하는 경우도 60대 이상보다 많다. 한국인의 수명은 연령별로 사망률이 낮아져 전체적으로 높아지는 추세인데, 유독 50대만 사망률 개선 속도가 늦다는 게 그 방증이다.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는 "50대 싱글 이혼자들이 혼자 사는 법을 익힐 수 있도록 경제적인 문제만 아니라 정서적 지지를 보낼 사회적 보호체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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