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세운상가의 산증인… 백남준 전담 엔지니어로 활약도

조선일보
  • 박근희 기자
    입력 2018.06.15 03:00

    [다시 세운상가] '아트마스타' 이정성 대표

    직접 고친 1960년대 파나소닉 TV를 들고 있는 이정성 대표.
    "열아홉 살 때 상경해 을지로2가 국제TV학원에서 텔레비전, 라디오 이론과 조립을 배웠어요. 1960년대 초반엔 세운상가라는 것도 없었고 청계천 일대는 전부 고물상지대 판자촌이었죠.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온 기계나 공구, 전자제품을 팔거나 뜯어서 부품 파는 가게들이 많았어요"

    세운상가 일대인 대림상가 6층에 '아트마스타'란 조그만 간판을 내건 가게에서 이정성(75) 대표가 말했다. 이 대표는 세운상가의 산증인으로 통하는 전기·전자 관련 기술자다. 1987년까지만 해도 전기·전자 제품 수리하다가 백남준을 만나 18년간 그의 전담 엔지니어로 활약했다. '백남준의 손'으로 미술계에서도 유명한 미디어아트 기술자다.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도 그의 기술로 완성됐다.

    "고치는 것 전문인 제게 예술 하는 분이 찾아와 그걸 변형시켜달라고 하니 처음엔 어리둥절했죠. 당시만 해도 기술쟁이가 예술을 알 리 없었지만 몇 번 작업하면서 백 선생님이 원하는 걸 알게 됐죠."

    이 대표는 세운상가와 고락을 함께했다. "1967년 세운상가 일대가 조성되면서 최고 기술자들이 세운상가로 모여들었죠. 전자 제품 만드는 대기업, 관공서, 예술가할 것 없이 찾아와 협업을 의뢰했어요."

    이 대표는 "고물처럼 보이는 TV가 예술가와 기술자의 손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나는 것처럼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세운상가도 미래지향적인 공간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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