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재단, 출범 지연 끝에 사무실 21개월만에 철수

입력 2018.06.14 11:32

이사진 추천 문제로 장기 표류…통일부 “북한인권정책과 무관”

이사진 구성 문제로 출범하지 못했던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이 개소 21개월 만에 결국 문을 닫는다.

통일부 당국자는 14일 “불필요한 재정적 손실 누적 등의 지적에 따라 오는 6월 말 기준으로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의 임대차 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라며 “지난 주말 사무실 집기 등 비품 이전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지난 2016년 9월 북한인권법이 시행되면서 서울 마포구에 북한인권재단 사무실을 마련했지만, 재단 이사진 구성이 지연되면서 업무를 시작하지는 못했다.

통일부 / 뉴시스
이 당국자는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빈 사무실에 대해 매월 6300여만 원의 임차료가 계속 발생해 재정적 손실이 가중되고 있어 계약 종료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가 지난 21개월간 사무실을 빌리는 대가로 지급한 임대료는 총 13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원 계약기간인 5년을 못채우고 계약을 해지하는 데 따른 위약금 8000여만 원, 사무실 원상복구비 1억여 원 등까지 포함하면 총 15억 원 정도를 허비한 셈이다. 사무실 인테리어도 폐기 처분된다.

통일부는 인권재단에 최근까지 직원도 2명 파견했고, 사무실 마련 초기 4개월 간 민간인 4명을 고용하기도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조치는 추가적인 재정 손실을 막기 위한 행정적·실무적 조치로서 북한인권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과 북한인권재단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노력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가능해지면 즉시 새로운 사무실을 임차해 재단 출범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인권재단은 북한인권법 시행을 위한 핵심 기구다.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남북 인권대화와 인도적 지원 등 북한 인권 증진과 관련된 연구와 정책개발, 북한 인권 관련 시민사회단체(NGO)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재단 이사진 구성이 지연되고 있는 까닭은 국회에서 여야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단 이사진은 12명으로 구성되는데, 2명은 통일부 장관이 추천하고 나머지 10명은 여야가 각 5명씩 추천하게 돼 있다. 통일부는 이사진 구성이 늦어지자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국회에 조속한 이사진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은 ‘상근이사직 한 자리를 보장해달라’며 이사를 추천하지 않아 재단이 출범하지 못했고, 현 정부 출범 이후에는 이사진 추천에 대한 제대로 된 협의조차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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