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결단만 남은 ‘사법권 남용’ 후속조치 이르면 오늘 결정

입력 2018.06.14 10:25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대한 형사고발 여부 등 사법부의 후속 조치가 김명수 대법원장의 최종 결정만 남겨두고 있다. 법조계는 미북정상회담, 6·13지방선거 등을 모두 치른 후인 만큼 이르면 14일 김 대법원장이 입장을 공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며 ‘결정 시점이 이르면 14일이냐’고 묻는 취재진 앞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전날 6·13 지방선거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견을 수렴했으니 심사숙고해서 적절한 시기에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했었다. 그간 “적절한 시기를 정해 말씀드리겠다(11일)”, “다음에 말씀드리겠다(12일)”고 했던 김 대법원장이 평소보다 말을 아끼면서 결정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세 번째 법원 자체 조사를 맡은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상고법원 도입 추진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의 조력을 기대하거나 내부 비판을 겨냥한 뒷조사가 이뤄졌지만, 재판개입이나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결정적인 불법행위는 없었다고 지난달 25일 발표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여자들에 대한 외부 수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이에 김 대법원장은 지난달 31일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회의 및 각계 의견을 종합해 형사상 조치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사법발전위원회는 법원 안팎 인사가 사법개혁 방안을 검토하는 자문기구, 전국법원장간담회는 사법행정 책임자들이 논의하는 자문기구,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일선 법원에서 선출된 판사 대표들의 사법행정 관련 건의기구다.

이후 전국 각급 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열리는 등 사법부 내부 의견 수렴이 진행됐다. 단독·배석 등 젊은 판사들을 중심으로 외부 수사기관에 의한 진상규명 촉구 목소리가 나온 반면 고참 판사들로부터는 사법부가 직접 형사조치를 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가장 먼저 열린 사법발전위원회(5일)는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우세했지만 따로 의결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이어 전국법원장간담회(7일)는 “사법부에서 고발, 수사의뢰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

11일 열린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형사 절차를 포함하는 성역 없는 진상조사와 철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면서도 “대법원장이나 법원행정처가 직접 나서 검찰에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하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했다. 외부 수사는 필요하지만 사법부가 직접 사건을 검찰 손에 맡기는 외관은 피하자는 취지의 사실상 절충안이다. 이미 검찰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고발 사건만 10건 넘게 접수된 상황도 고려됐다.

김 대법원장은 최종 결정을 앞두고 지난 12일 대법관 13명 전원과 비공개 간담회도 가졌다. 대법관 다수는 이번 의혹의 심각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사법부가 형사조치를 취하는 데는 신중한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사법부가 직접 고발·수사의뢰 등 형사조치를 취하게 되면 의혹을 기정사실화해 스스로 사법신뢰를 해치거나, 이어질 수사·재판에 부적절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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