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우 보고 탤런트가 왜? 한다면, 뮤지컬 문외한

  • 뉴시스
    입력 2018.06.14 09:50

    뮤지컬 '시카고' 배우 김지우
    8월5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시카고'에서 '록시 하트' 역을 맡은 김지우(35)는 현실감이 없다고 했다. 2001년 TV드라마로 데뷔해 2005년 '사랑은 비를 타고'로 뮤지컬로 입성한 그녀에게 '시카고'는 꿈의 무대였기 때문이다.

    '금발이 너무해' '김종욱 찾기' '렌트' '닥터지바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킹키부츠'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배우로 거듭났으나 '시카고' 출연이 "이룰 수 없는 꿈이 돼 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시카고' 마지막 넘버인 '나우 어 데이스(Now a Days)'를 부른 뒤 '벨마'를 쳐다보면 어느날은 칼린 샘(박칼린), 어느날은 정원 선배(최정원)가 계시다는 것이 아직까지 믿기지 않아요. 꿈이면 안 깼으면 하는 생각이 들고 너무 행복하고···."

    '시카고'는 1920년대 격동기 미국, 그 중에서도 농염한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한 시카고가 배경이다. '관능적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로 당시 부정부패가 난무한 사법부를 풍자한 작품이다. 1975년 미국의 대표적인 안무가 겸 연출가 밥 포스(1927~1987)에 의해 초연됐다. 신시컴퍼니의 대표 레퍼토리로 벌써 14번째 시즌에 돌입한, 국내에서 흥행 불패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그 만큼 검증된 작품이고 배우 역시 캐스팅 만으로 능력을 인정받는다.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 현장을 목격하고 충격에 빠지는 열정의 디바 '벨마 켈리', 애인에게 배신당하는 섹시한 매력의 '록시 하트'가 주인공이다. 두 역은 연기, 춤, 노래 등 삼박자가 갖춰져야 가능한 캐릭터다. 많은 여자 배우들이 꿈의 배역으로 손꼽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어려운 배역이다. 최정원, 옥주현, 아이비 등 정상급 배우들이 거쳐갔다.

    김지우는 스물세살 영국 런던에서 이 작품을 처음 접했는데 임팩트가 컸다. "배우들이 온몸을 이용하고 다양한 얼굴 표정으로 극의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멋있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배우의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

    뮤지컬은 배우로서 김지우에게 전환점을 안긴 장르이기도 하다. 방송을 즐길 수 없어 3, 4년 간 방송을 떠나 있는 사이 연극, 뮤지컬을 보러 다니면서 배우고 마음을 다졌으며 정신적으로 편해졌다.

    '시카고'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여자배우에게 또 다른 터닝포인트가 됐다. 최근 그녀는 어떤 길을 걸어 나가야 하는지, 자신의 역량이 어떤지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이 작품에 출연하기 직전 그녀는 슬럼프에 빠진 상황이었다.

    셰프 레이먼킴과 사이에서 다섯 살짜리 딸을 둔 김지우는 "여자 배우들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선택의 폭이 좁아져요"라고 털어놓았다.

    "같은 과정을 겪은 저 역시 여러 가지 생각이 많았죠. 내로라하는 분들이 참여한 '시카고' 오디션을 보고 나서 마음을 비웠던 이유에요. 근데 덜컥 합격한 거죠. 지금 이 순간 '시카고'는 제게 그냥 뮤지컬 작품 만은 아니에요. 동경을 해왔던 작품이고, 마음가짐이 달라졌죠. 지난 시즌에 '도전해도 안 될 거야'라는 생각에 지원도 안 했어요. 자신감이 결여된 상황이었죠. 이제 '나 할 수 있어'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김지우는 최근 유독 예뻐졌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자만이 아닌 자신감이 붙어 당당한 기운을 풍기는 덕이다. "아이 낳고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을 했다가,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는데 '왜 못한다고 했지'라는 상황이 됐어요. 아직 '탤런트가 왜 뮤지컬배우를 하고 있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뮤지컬배우 김지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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