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사당동 3·1공원에 '3·1할머니' 기념탑 만들자

조선일보
  • 이달순 수원대 명예교수
    입력 2018.06.14 03:09

    이달순 수원대 명예교수
    이달순 수원대 명예교수

    우리나라 최초의 여기자인 최은희(1904~ 1984)는 1967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들어선 '3·1공원'에 나무 심기 운동을 벌였다. 이 공원은 당시 '3·1운동 참가자 여성 봉사회' 회장을 맡고 있던 최은희가 3·1운동에 참여했던 여성들을 기리는 공원을 만들자고 정부에 건의하면서 조성됐다. 그는 "3·1만세를 부르다 옥고를 치르신 할머니들이 살아 있을 때 자손만대에 유산으로 물려줄 '3·1운동의 푸른 얼'을 심어 독립의 상징이 될 공원을 조성하자"고 건의했다. 최은희는 1919년 경기여고생 100여명을 이끌고 파고다공원(현 탑골공원) 시위대와 합류해 만세를 불렀고, 이후 고향인 황해도 배천에서 만세운동을 벌이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

    최은희는 '3·1할머니' 50여명과 중앙대, 각종 사회단체 등의 도움을 받아 소나무·무궁화 등 13만여주를 3만여평의 공원에 심었다. 3·1운동에 참가했던 할머니들을 당시 '3·1할머니'라고 불렀다. 이 운동에는 3·1운동 당시 꽃 같던 소녀들이 백발의 할머니가 되었어도 독립정신을 이 땅에 심고 가겠다는 끈질긴 집념이 담겨 있다.

    3·1공원은 이후 판잣집 2000여채가 들어서면서 방치되었다. 88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판자촌이 철거되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을 때 3·1기념탑이 들어서는 등 재정비되었다. 최근에는 독립선언서기념비, 유관순기념탑이 들어서는 등 3·1운동 기념테마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이 공원에 유관순기념탑이 들어선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최은희와 두 살 터울인 유관순(1902~1920) 열사는 1919년 3월 1일 이화학당에서 만세운동을 벌였다. 한 달 후 고향인 천안 아우네 장터에서 만세운동을 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르다 이듬해 순국했다. 그는 이태원공동묘지에 묻혔으나 분묘가 어디 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1937년 이태원공동묘지가 망우리공동묘지로 이전될 때 무연고 분묘는 모두 화장돼 망우리에 합장됐다.

    3·1공원 내 유관순기념탑이 유관순의 혼이 쉴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탑 옆에 3·1 정신을 후손에 물려주기 위해 공원에 나무를 심었던 할머니들을 기리는 '3·1할머니기념탑'을 건립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게 되면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 유관순과 최은희, 3·1운동 할머니들의 혼이 이 공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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