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는 동시] 풍선

조선일보
  • 박두순 동시작가
    입력 2018.06.14 03:10

    풍선

    더 크게 더 크게
    불어봐 얘 풍선
    난 터져도
    겁이 안나 얘

    그렇지만 속으로
    쬐끔은 겁이 나.

    더 크게 더 크게
    불어봐 얘 풍선
    난 터져도
    겁이 안나 얘

    그렇지만 속으로
    쬐끔은 겁이 나.

    ―이주홍(1906~1987)

    가슴으로 읽는 동시 일러스트
    호호, 수줍은 웃음이 나온다. 풍선 불기는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이다. 친구에게 풍선을 크게 크게 불어보라고 해놓곤 막상 터지면 어쩌나 걱정한다. '그렇지만 속으로/ 쬐끔은 겁이 나' 안 그런 척 내숭 떨면서도 겁나는 마음을 살짝 드러내 보인다. 밉지 않은 거짓말과 솔직함에 웃음이 슬며시 터진다. 순수한 동심이 끌어당기는 힘이다.

    어릴 적엔 겁나면서도 겁 없는 척 뻐기고 싶어 한 경험이 기억 주머니 깊숙이 들어 있다. 그런 맘을 들키는 건 싫었다. 꼭꼭 숨겨놓고 싶었다. 들키면 창피하고 자존심 상하니까. 어른이 돼도 가슴 한 모퉁이에 숨어 사는 본능의 하나다. 마음 안쪽 그 본능을 들여다보도록 강조하기 위해 1, 2연을 3, 4연에 똑같이 되풀이하고, 2, 4연 서체를 달리했다. 이 시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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