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CVID 빼놓고 "한미훈련 중단"

입력 2018.06.13 03:00

美·北 70년만에 첫 정상회담… '적대관계 끝내고 평화체제 구축 노력' 공동성명
트럼프 "값비싼 '전쟁 게임' 중단… 언젠가 주한미군 미국으로 돌아오길 원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70년 만에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는 오늘 주제의 핵심이 아니었다"며 "시간이 없어서 그 단어는 (공동성명에) 다 담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핵무기는 한 번에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이날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도 그간 미국이 핵심 의제로 강조해 온 CVID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시간표는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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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 "이제부터 시작" -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미·북 정상회담 합의가 담긴 공동성명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해 "그 값비싼 '전쟁 게임'을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비핵화의 구체적·가시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북한이 요구해온 '연합 훈련 중단'이라는 보상만 줬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공동성명에서 ▲새로운 미·북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 노력 ▲북한의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노력 ▲미군 전쟁 포로, 실종 군인 유해 발굴 및 송환 등 4항에 합의했다. 두 정상은 "수십 년의 양국 간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세기적 사건이라는 점을 인정하며 공동 합의문의 항목들을 완전하고 신속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북은 이르면 다음 주 중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 고위급 인사 간 후속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美·北 정상 공동성명 주요 내용
김정은은 공동성명 서명식에서 "지난 과거를 거두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판문점 선언' 때와 마찬가지로 비핵화에 대해선 공개적으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비핵화 논의를 과거처럼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서 제재 해제 등을 얻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공동성명 문구를 보면 대단히 강력한 (비핵화)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그게 무엇인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비핵화와 관련한 구체적 방법·시점·일정이 없어 단순히 비핵화와 안전 보장 원칙만 합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 훈련 중단 방침을 밝히면서 "6시간씩 괌에서 비행기가 한국까지 날아오는 데 비용이 정말 많이 든다. 한국도 협력하고 있으나 100%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는 "협상을 하는 상황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도발적(provocative)"이라고도 했다. 주한 미군 문제와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 그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길 원하지만, 지금은 논의 대상이 아니다"면서 "미래 협상을 봐야 한다"고 했다. 미·북 협상 결과에 따라 추후 주한 미군 철수 문제가 검토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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