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싱가포르의 훌륭한 경험을 배우고 싶다"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8.06.13 03:00

    [6·12 美北정상회담]
    11일 깜짝 시내 나들이 후 밝혀… 개혁·개방 이어질지 관심 쏠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2일 밤늦게 싱가포르를 떠났다. 사상 첫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10일 오후 3시 45분 중국 국적기를 빌려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50여 시간 만이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중국·러시아 이외 국가를 방문한 것은 1984년 김일성이 열차를 타고 동유럽 국가를 순방한 이후 처음이었다.

    싱가포르 시내를 둘러보는 김정은.
    북한 노동신문은 1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밤 싱가포르의 여러 명소를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싱가포르 시내를 둘러보는 김정은. /노동신문
    김정은은 2박 3일 싱가포르에 머무는 동안 하루 한 차례씩 나들이했다. 첫째 날(10일)엔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하려고 이스타나 대통령궁을 다녀왔고, 둘째 날(11일)엔 종일 숙소에 머물다 오후 9시쯤 '깜짝 심야 나들이'에 나섰다. 마지막 날(12일)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려고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을 찾았다.

    이 가운데 전 세계의 이목이 가장 집중된 것은 예고 없이 이뤄진 11일 밤 나들이였다. 이날 김정은은 싱가포르의 명소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에스플러네이드, 싱가포르항을 둘러봤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안내를 맡은 비비안 발리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에게 "싱가포르의 경제적 잠재력과 발전상을 잘 알게 됐다"며 "여러 분야에서 귀국(貴國)의 훌륭한 지식과 경험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정은의 밤 나들이는 17년 전 아버지 김정일의 상하이 방문을 떠올린다. 김정일은 2001년 1월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안내로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푸둥(浦東) 지구를 돌아본 뒤 "그 전날(과거)의 상해시 모습은 찾아볼 수 없게 현대적으로 변모했다"며 "세계가 놀라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해는 천지개벽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발전상에 충격을 받은 김정일은 이듬해 7·1경제관리개선조치를 통해 제한적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황색 바람'(자본주의 풍조)이 감지되자 박봉주 총리를 숙청하고 개혁 이전으로 후퇴했다. 개혁·개방이 체제 유지에 독(毒)이 된다는 것을 직감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은 서구 자본주의 문화를 동경해왔고 2001년의 김정일(당시 59세)보다 훨씬 젊다"며 "하지만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체제 보장 약속을 믿고 개혁·개방에 나설지 모르겠다"고 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