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생일 깜짝축하 받고… 김정은 싱가포르 야경 관광

입력 2018.06.12 03:07

[오늘 美北정상회담]

[트럼프,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

오찬서 北과 만남에 자신감 "흥미로운 회담, 일 잘 풀릴 것"
오후 호텔로 와 참모들과 머리 맞대… 인사법·단어 재점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북 정상회담 전날인 11일 첫 공식 일정으로 이스타나 대통령궁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분간 리 총리와 만나 '상견례' 수준의 인사를 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두 시간 동안 오찬까지 함께하면서 회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12일) 매우 흥미로운 회담을 하게 된다. 일이 잘 풀릴 것 같다"며 미·북 회담을 향한 기대와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배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 만남을 위한 준비가 잘 돼 있다"며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고 변함이 없다"고 했다. 미국의 입장이란 그가 이후 기자회견에서도 강조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가리킨 것이다.

◇일정 최소화하고 실무진과 회담 준비

9t 중량에 별칭 '비스트(Beast·야수)'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 '캐딜락 원'은 이날 오전 11시 46분(현지 시각)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나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시간 비행 후 전날 밤 숙소에 도착한 지 약 15시간 만이다. 그는 출발 전 휴식을 취하며 트위터를 통해 "싱가포르에 오게 돼 기쁘다. 흥분된 분위기!"라고도 했다.

오찬을 겸한 리 총리와의 회담은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매슈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고문,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리 총리는 오는 14일 트럼프 대통령의 72번째 생일을 위해 케이크도 준비했다. '깜짝 축하'를 받으며 케이크 앞에서 환히 웃는 트럼프 사진을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14분쯤 샹그릴라 호텔로 돌아왔다. 회담을 하루 앞둔 만큼 외부 일정은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에선 싱가포르 주재 미 대사관 직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가졌다. 서둘러 공식 일정을 마친 그는 스위트룸으로 돌아와 미·북 회담 준비에 들어갔다. 폼페이오 장관 등과 머리를 맞대 회담 전략을 구상했다. 이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나 정상 간 합의문을 최종 조율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 그간 회담 실무를 챙긴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 등이 수시로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핵화'부터 '악수'까지 그렸다

전날 싱가포르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북한·김정은 관련 자료를 정독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숙소에 머물며 비핵화 의제부터 김정은과의 인사법, 회담 때 사용할 단어까지 다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트럼프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예측 불허 회담'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부분까지 일일이 참모진과 상의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준비 도중 오후 3시 30분쯤 문재인 대통령, 오후 5시 20분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차례로 통화하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했다.

[김정은, 두문불출하다 한밤 외출]

식물원 관람, 마리나 베이 전망대 올라 감상, 공연장 찾기도
환호 보내는 싱가포르 시민에 웃음 보이기도… 김여정 동행

이미지 크게보기
싱가포르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보다 - 김정은(화살표) 북한 국무위원장이 11일 밤 싱가포르 시내 관광 도중 방문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스카이파크 전망대에서 야경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8시 15분(현지 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고 있는 세인트레지스 호텔 로비에 곤봉·무전기를 착용한 현지 경찰 수십 명이 배치됐다. 북한 경호원들도 집결했다. 오후 9시 3분쯤 인민복 차림의 김정은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리수용 국제부장,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과 함께 로비로 내려왔다. 김정은은 전용차를 탄 채 호텔을 떠났고 김여정 등이 뒤를 따랐다. 낮에는 두문불출하던 김정은의 '한밤 외출'이었다.

전날 저녁부터 26시간 동안 숙소에 머물던 김정은은 이날 밤 전격적으로 싱가포르 시내 투어에 나섰다. 대표적 관광 명소인 마리나 베이 일대로 향한 김정은은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식물원의 플라워 돔을 관람하고 마리나 베이 샌즈의 스카이파크 전망대에서 야경을 감상했다. 싱가포르의 오페라하우스로 불리는 공연장 '에스플러네이드'도 찾았다.

김정은은 이날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는 시민들에게 웃음을 보였다. 동행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무장관이 김정은과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싱가포르 자본주의의 결실을 보기 위한 야간 외출"이라고 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회담 전날 야간 외출은 미·북 간 실무 논의가 마무리 단계라는 뜻일 수 있다"고 했다. 외부에 의도적으로 여유를 과시하려는 계산된 행동이란 관측도 나왔다.

김정은 일행의 호텔 숙박비와 체류비는 싱가포르 정부가 전액 부담할 예정이다. 발라크리슈난 장관은 "우리가 대접할 것이며, 총리가 언급한 예산 내에 있다"고 했다. 전날 리셴룽 총리는 "미·북 회담에 2000만싱가포르달러(약 161억원)가 들지만 기꺼이 지출하겠다"고 했다. 김정은이 묵는 세인트레지스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335㎡(약 101평)로, 1박 비용이 최고 1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