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프랑스 의원들, 17일 연속 안쉬고 주 80시간 일했다

입력 2018.06.12 03:01

마크롱 정부, 개혁 법안 쏟아내… 법안 심사하느라 휴식 없이 일해
하원 의장 "이렇게는 못살아"

17일 연속 무휴, 주 80시간 근로….

요즘 프랑스 의회의 근로 환경이라고 한다. 개혁 고삐를 잡아당기고 있는 프랑스 정부에서 각종 관련 법안을 의회에 내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급기야 프랑수아 드 뤼지 하원 의장이 6일(현지 시각) 라디오에 출연해 하소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더이상 이렇게는 못하겠다. 의원들이라고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할 순 없다. 마크롱 대통령에게 개혁 법안 내는 속도를 줄여달라고 이야기해 보겠다." 드 뤼지 의장은 여당 소속인데도 "이렇게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올바른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했다.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 하원은 주말을 포함해 17일 연속 법안 심사를 했다. 일주일에 80시간을 일한 의원이 속출했다고 한다. 주 35시간 근무제를 지키는 프랑스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업무량이다. 마크롱 정부가 노동개혁법, 이민법 개정안 등을 연달아 의회에 쏟아내고 있어서다. 법안 한 개에 많으면 수천 개 세부 조항이 있기 때문에 하나하나 심의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야당도 반발한다. 극좌 정당 앵수미즈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살인적인 노동량에 의원들이 녹초가 됐다"고 했다. 공화당의 크리스티앙 자코브 대표도 "이런 식으로 입법 활동을 하는 건 무리"라고 했다. 결국 프랑스 하원은 오는 8월에는 한 달간 휴가를 가서 업무를 중단하기로 결의했다. 마크롱 취임 첫해였던 작년에는 의원들이 거의 휴가를 가지 못하고 8월에도 법안 심사를 했다.

마크롱은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업무에 매달리는 워크홀릭으로 알려져 있다. 마크롱이 개혁 성과를 빨리 내놓으라고 재촉하면서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사무실에서 숙식하는 경우가 잦다. 프랑스 BFM방송에 따르면 필리프 총리실에서 지금까지 보좌관 4명과 정책 비서 14명이 살인적인 업무량을 견디지 못하고 사표를 던졌다. 총리실을 그만뒀다는 한 보좌관은 TV에 익명으로 출연해 "새벽 3시나 4시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했다. 필리프 총리는 사무실에 야전 침대를 들여다 놨다. 직원들에게는 원기 회복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선물했다. 필리프 총리는 TV에 출연해 "프랑스 국민의 정부에 거는 기대도 상당하기 때문에 일하는 속도를 늦추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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