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노조가 민주노총의 산별(産別) 조직인 금속노조에 가입하기로 했다. 조합원 투표 결과 70% 이상이 찬성했다. 노조는 "구조조정에 대비하기 위해 더 강한 투쟁력을 가진 금속노조와 결합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노조는 그동안 민주노총 소속의 개별 노조였지만 앞으로 전국 조직인 금속노조를 등에 업고 구조조정 저지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대우조선은 대규모 분식회계와 각종 비리가 드러나 2년여 사이 세금이나 다름없는 12조원을 지원받았다. 이렇게 해서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선박 수주가 늘어나는 등 사정이 좀 나아지자 다시 노조의 습관이 도졌다. 대우조선 노조는 최근 들어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회사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기본급 4.1% 인상을 요구하고 2015년 이후 동결된 임금 차액과 지난해 기본급 10% 반납분까지 보상하라고 한다. 추가 구조조정에도 반대할 것이라고 한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노조가 형편이 좀 나아졌으니 허리띠 풀고 머리띠 매겠다는 것이다. 금속노조에 가입한 것은 사실상 파업 협박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우조선은 한때 세계 1위 조선소였지만, 지금은 부산의 중소형 조선소인 대선조선에서 배워야 할 처지다. 대선조선은 2012년 퇴출 직전까지 갔지만, 노사가 손을 잡고 4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하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달 초에는 국내 기술로 설계한 첫 카페리 여객선을 건조했다. 이 회사 노조위원장은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면 회사가 살길이 없었다"고 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정반대로 가겠다고 한다. 고통스럽지만 비용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대우조선이 살아날 방법은 없다. 금속노조의 힘을 빌려 구조조정 저지하겠다는 것은 제 손으로 회사 문을 닫겠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