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선점했던 중국 내 일부 원전 사업에 중국이 러시아의 참여를 허용, 미국에 타격을 가하고 러시아에는 선물을 안겼다고 홍콩 명보가 10일 보도했다. 미·북 정상회담 와중에 중·러 밀착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명보에 따르면, 지난 8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빈 방중에 맞춰 열린 중·러 원전협력 서명식에서 중국 국가에너지국과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 로사톰은 200억위안(약 3조4000억원) 규모 원전 협력안에 서명했다. 이번 협력안은 중국 랴오닝성 쉬다바오 원전 3, 4호기와 장쑤성 롄윈강 톈완 원전 7, 8호기에 러시아제 신형 원자로 VVER-1200을 채택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종 사업 규모가 1000억위안 규모로 양국 원자력 분야 사상 최대 규모 사업이다.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직후 악수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계약이 미국에는 상당한 타격이라는 점이다. 쉬다바오 원전은 1, 2호기에 이미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를 채용하기로 했고 나머지 4기도 같은 원자로 채택이 유력했다. 한 원전에는 동일한 기술의 원자로를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명보는 "중국이 이 같은 관례를 뒤집는 바람에 미국은 러시아에 원전 수주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한편 9~10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방중한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톈진까지 고속철도를 함께 타고 가 아이스하키 청소년 친선경기를 관람하는 등 밀월을 과시했다.

반면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참석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G7 공동선언을 '승인'하지 않는 등 우방국들과 불화를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