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狂者進取(광자진취)

조선일보
  • 이한수 Books팀장
    입력 2018.06.09 03:00

    이한수 Books팀장
    이한수 Books팀장

    '광자(狂者)'는 영어로 '매드 맨(mad man)'입니다. '미친놈'이란 뜻이지요. 놀랍게도 공자(孔子)는 '매드 맨'을 높이 평가합니다. 논어(論語) '자로' 편에서 '광자'와 함께하겠다고 선언합니다. '중도를 행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없다면'이란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요. '광자는 진전을 이룬다[狂者進取·광자진취]'는 게 이유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은 국제사회에서 '매드 맨' 소리깨나 듣는 리더입니다. 뉴스를 보니 다음 주 화요일(12일) 열릴 예정인 미·북 정상회담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더군요.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한 차례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 하다가 회담장을 박차고 나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또 플로리다에 있는 별장 마러라고 리조트로 김정은을 초청할 수도 있다고 하니 도통 종잡을 수 없네요. 김정은은 싱가포르 직항 편을 제3국으로부터 제공받을 예정이랍니다. 둘이 어떤 만남을 가질지 조마조마합니다.

    초등학교 졸업 학력으로 대학교수를 지낸 한학자 김도련(1933~2012) 선생은 '주주금석 논어'(웅진지식하우스)에서 '광자진취'를 이렇게 풀었습니다. "과격한 사람(광자)은 비록 뜻이 높고 큰 것만 좋아하여 중용의 도에 못 미치기는 하지만, 진취심이 있어 큰 것을 능히 할 수 있을 것이요…."

    공자는 다른 말도 했습니다. '선진' 편에선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습니다. 지나치면 안 좋은 결과를 빚게 된다는 뜻입니다. 불안한 마음 한가득이지만 기대를 걸어봅니다. '매드 맨'이 '큰 것'을 이루기를. 부디 '광자진취'하기를.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