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뜻대로"라는 구호, 민주주의 망치는 함정이다

입력 2018.06.09 03:00

위험한 민주주의

위험한 민주주의

야스차 뭉크 지음 |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464쪽 | 1만6000원


선거를 통해 집권을 노리고, 국민의 선택을 받아 정권을 장악한다는 점에서 포퓰리즘도 엄연히 민주주의 범주 안에 든다. 포퓰리스트들은 매사 '국민의 뜻을 따르면 된다'는 식으로 국정을 운영한다. 이는 겉으로는 매우 민주적인 듯하지만 '국민의 뜻'을 절대화함으로써 오히려 민주주의가 지켜야 할 가치를 훼손한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포퓰리즘은 우리가 신봉하는 자유민주주의와 양립할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는 국민 주권 못지않게 국민 개개인의 권리 보호를 강조하는데, 포퓰리스트들은 국민의 뜻과 개인의 권리가 충돌하면 개인을 억압하는 선택을 하기 때문이다. 여성과 노예, 외국인을 배제하고 남자 시민만 정치에 참여했던 고대 아테네의 민주주의라든가,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지향하는 인민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 적(敵)인 것과 마찬가지다.

포퓰리스트들은 "무슬림 이민만 막으면, 외국인 노동자만 축출하면, 엘리트 특권층만 무너뜨리면 만사가 다 풀린다"는 식의 단순 논리로 국민을 현혹한다.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해 줄 구세주 같은 정치인의 등장을 열망하는 세태가 포퓰리즘 확산의 온상이 된다는 지적도 설득력 있다. 그러나 한국의 촛불 집회가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옹호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는 진단은 수긍할 수 없다. 박근혜의 일탈과 몰락은 헌법에서 '자유민주주의' 표현 삭제를 시도하는 정부 탄생의 빌미가 되었다는 점에서 '영감'이 아니라 전 세계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경계해야 할 '타산지석' 사례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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