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서툴러도 괜찮아, 한 걸음만 내디뎌 봐

조선일보
  • 김경은 기자
    입력 2018.06.09 03:00

    여섯 번째 바이올린

    여섯 번째 바이올린

    치에리 우에가키 글 | 친렁 그림 | 김희정 옮김
    청어람아이 | 32쪽  | 1만2000원


    하나가 학예회에 나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겠다고 했을 때 오빠들은 하마터면 올라가 있던 나무에서 떨어질 뻔했다. "넌 고작 초급반." "음표 몇 개 간신히 켜는 수준이면서."

    하나가 바이올린을 처음 잡은 건 지난여름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갔을 때다. 교향악단의 제2바이올린 주자였던 할아버지는 매일 아침 모차르트나 멘델스존을 연주했다. 골풀 향 나는 다다미방으로 향긋한 바이올린 소리가 스며들 때면 하나의 마음은 행복하고도 서글픈 감정의 잔물결로 일렁였다.

    할아버지는 바이올린으로 여치가 날개 비비는 소리, 반딧불이가 춤추는 소리, 손가락으로 줄을 뜯어 우산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도 냈다. 집에 온 하나는 어깨를 쭉 펴고 바이올린과 활을 손에 쥔 채 날마다 연습했다.

    드디어 학예회 날. 여섯 번째로 무대에 나간 하나는 말했다. "이건 엄마 까마귀가 아기 까마귀들을 부르는 소리입니다." 줄 위로 활을 끌어 옆집 고양이의 앙칼진 소리도 만들었다. 무대는 곧 위잉거리는 꿀벌과 음매 우는 소, 노래하는 개구리로 차올랐다.

    /청어람아이

    우리는 실력이 완벽해야만 '잘한다'고 칭찬한다. 바이올린 초보자가 얼마나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는지 해본 사람은 안다. 하나는 생각의 틀을 뒤집었다. 서툴지만 용기 있는 하나의 무대는 어설퍼도 나만의 것을 걸음걸음 내딛다 보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못 하겠어" "어려워" 발 빼는 아이에게 쥐여주고 싶은 그림책. 엄마 아빠의 지지는 아이의 도전을 뒷받침하는 든든한 도움닫기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