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경찰서 지구대에 들어가 난동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는 경찰 간부가 8일 오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할 신길지구대장 윤모(52) 경감을 이날 오후 2시20분쯤부터 비공개 소환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 경감은 지난 1일 오전 1시쯤 만취상태로 근처에 있는 영등포서 중앙지구대를 찾아가 1시간 가까이 소란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중앙지구대는 자신이 근무하는 신길지구대에서 700m쯤 떨어진 ‘옆 지구대’였다.
당시 윤 경감은 중앙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을 향해 발길질하고, 이를 말리려고 다가온 또 다른 경찰관 1명에게 ‘박치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4일 윤 경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상부 보고를 막으려고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영등포서 간부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 내부망에는 윤 경감이 지난달 10일 중앙지구대에 포장마차 단속을 하지 말아 달라는 민원을 제기했는데, 이를 들어주지 않자 불만을 품은 것으로 의심된다는 글이 올라왔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한 1일 윤 경감을 대기 발령 조치하고, 수사와 별개로 이에 대한 감찰도 벌이고 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경찰에서 그런 것 자체가 창피스러운 일이고 (박치기한 지구대장은) 정신 없는 사람”이라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지만 일벌백계로 엄히 다스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