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마케팅에는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부동산·유통 기업부터 IT(정보기술) 기업까지 중국 대표 기업들이 FIFA(국제축구연맹)와 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사로 활동하며 세계 시장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FIFA와 러시아 월드컵 공식 후원사 12개 기업 중 중국 기업은 4곳으로 미국과 함께 공동 1위다. 한국은 현대·기아차가 유일한 후원사다. FIFA 공식 후원사인 중국 부동산 그룹 완다는 FIFA 홈페이지에서 러시아 월드컵 경기 결과를 맞히는 이벤트를 열고 있다. 경기 결과를 가장 많이 맞힌 응모자에게는 완다가 2015년 인수한 스페인 프로축구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경기 티켓과 항공권·숙박권 등을 제공한다. 또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유명 선수들의 사인볼도 경품으로 내걸었다. 러시아 월드컵 후원사인 중국의 TV·가전 업체 하이센스는 한정판 TV를 선보이고 경기장 곳곳에 자사 TV를 전시한다. 스마트폰 업체 비보는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특별 제작한 한정판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식음료 기업 멍니우 그룹은 대회 기간 FIFA 공식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제작해 선수와 관중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의 시청자 숫자가 30억명을 웃돌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기업들의 브랜드 인지도 상승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광고 업계 관계자는 "하이센스, 비보 같은 중국 IT 기업들은 러시아 월드컵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일본축구협회 공식 후원사인 기린이 '우리는 한 배를 탔다'라는 특별 광고를 3월부터 방송하며 열기를 띄우고 있다. 하세베 마코토 일본 대표팀 주장이 광고의 주인공을 맡았다. 일본 소니는 5월부터 월드컵 폐막일까지 최대 32%를 할인하는 '소니 빅매치 데이즈' 판촉 행사를 열고 파나소닉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할인 행사를 연다.
태국에서는 TV 판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태국 정부가 유료 채널에서만 방송됐던 월드컵 경기를 무료 지상파 생방송으로 보도록 허가하면서 TV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의 TV 판매량은 올 초부터 매달 5~10%씩 늘었고, 월드컵이 열리는 6월에는 20% 이상 매출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