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백악관을 불태웠다?

조선일보
  • 정우영 기자
    입력 2018.06.08 03:00

    트럼프, 캐나다 총리와 전화 다툼
    1814년 美·英전쟁 언급하며 지적… 당시 캐나다는 영국의 식민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캐나다산(産)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를 항의하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당신들이 백악관을 불태우지 않았느냐"며 따졌다고 미 CNN방송이 7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백악관 방화'는 미·영 전쟁(1812~1815년)이 벌어진 1814년 8월 영국군이 워싱턴 DC로 쳐들어와 백악관과 의회 건물에 불을 지른 사건이다. 이 전쟁은 유럽대륙과의 해상교역권을 놓고 영국과 갈등하던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를 했으며, 당시 캐나다 지역에 주둔한 영국군이 이 전쟁에 동원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 캐나다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1867년에야 독립국이 됐다.

    두 정상의 통화는 지난달 25일에 있었다. 트뤼도가 "어떻게 동맹국인 캐나다에 관세를 매기면서 국가 안보로 정당화할 수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이 200여년 전 방화범으로 캐나다를 지목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 발언이 진담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3일, 미국 NBC방송에 "2차대전·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함께 싸운 캐나다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적이란 생각은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미·영 전쟁은 미국 역사에 많은 흔적을 남겼다. 미국 국가 '성조기(Star Spangled Banner)'의 가사는 1814년 메릴랜드주 맥헨리 요새에서의 전투를 소재로 했다. 또 당시 해전에서 첫 승리를 거둔 '컨스티튜션'함은 지금도 항해가 가능한 미 해군의 현역 군함으로 보존돼 있다. 2012년 3월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도 백악관을 방문한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에게 "200년 전 영국군이 백악관을 불태웠다"며 농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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