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마트 '1+1 상품' 비닐 포장 없애면 안되나요

입력 2018.06.08 03:00

[김미리와 오누키의 friday talk]

[김미리와 오누키의 friday talk]
지난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습니다. 유엔환경계획이 내건 올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의 종말'. 그야말로 온 세계가 플라스틱 때문에 골머리 앓고 있네요.

김미리(이하 김): 며칠 전 냉장고가 고장 나 식재료 정리하는데 어찌나 고민되던지요. 유통기한 지난 마요네즈, 케첩, 스파게티 소스…. 정석이라면 용기 속 싹싹 비워내고 씻어 분리수거 해야 하는데 그 많은 걸 다 하자니 엄두가 안 나는 거예요. 한두 개 하다가 결국 포기. 양심은 잠시 접고 효율을 선택했어요.

오누키(오): 한국에서 이사 나올 때 냉장고를 비웠는데 하나씩 다 씻어 버렸어요. 부동산 사장님이 안 해도 된다곤 했는데 맘이 불편해서요. 사장님이 이사 쓰레기도 대신 버려주시겠다 했어요. 일부만 맡겼는데 나중에 쓰레기장 보니 분리수거 안 한 채 그대로 있었어요. 쓰레기장에서도 한국식 융통성이 적용된다 해야 할지(웃음). 좋은 점도 있어요. 한국에선 내놓은 물건 중 쓸 만한 게 있으면 가져가잖아요. 일본에선 못 가져가거든요. 어차피 버린 물건 누군가 갖다 쓰면 그야말로 재활용인 건데 말이죠.

: 얼마 전 일본 살다 돌아온 후배가 참기름 병, 식용유 병까지 뽀드득 소리 날 정도로 씻어 버리느라 진땀 뺐대요. 소름 돋을 정도로 철저하다고. 어떻게 다들 지키나요?

: 남의 시선이 신경 쓰이니까요(웃음). 그리고 한국은 시간 걸리고 귀찮은 건 안 해도 사회적으로 용인해 주잖아요. 일본은 이해해주지 않는 분위기고요. 규칙이니까 지켜야 한다 생각하죠.

: 규칙이 헷갈리는 게 문제예요. 분리수거 나름대론 열심히 한다 생각하는데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애매할 때가 있어요. 최근 재활용 쓰레기 대란 일어나면서 아파트에 재활용 규칙 표가 붙었는데 그걸 봐도 잘 모르겠는 거예요. 음식물 흔적 남은 비닐봉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냉동 팩은 어떻게 해야 할지….

: 일본에선 이사 오면 구청에서 재활용 관련 규정 적힌 자료를 줘요. 그래도 헷갈릴 땐 구청 홈페이지 들어가 일일이 확인해요. 우리 구청엔 50개 항목이 히라가나순으로 꼼꼼하게 분류돼 있어요. 예컨대 '기름 묻은 병'은 '가연성 쓰레기' 식으로요.

: 쓰레기양이 많은 것도 문제예요. 대형마트에서 반쪽 수박을 사니 손잡이까지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팔더라고요. 들긴 편한데 알맹이보다 포장이 더 커요. 냉장고에도 안 들어가 바로 버렸는데 너무 아까웠어요. 전 플라스틱 쓰레기 주범 중 하나가 '1+1(원플러스원)'이라 봐요. 1+1 우유나 세제 산다고 쳐요. 두 개들이 비닐에 넣어 팔아요. 거기다 서비스 끼워 줄 땐 접착테이프로 친친 감아줘요. 규정상 비닐은 테이프를 떼고 버리라는데 끈적거려 잘 떨어지지도 않아요. 포장 없이 팔면 안 되나요?

: 일본도 포장이라면 문제가 많아요. 케이크집에서도, 백화점에서도 정성스레 포장을 하는데 결국 예쁜 쓰레기죠.

: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란 캠페인이 요즘 유럽에서 유행이래요. 과잉 포장에 항의해 마트에서 비닐, 플라스틱 포장을 다 벗겨서 카트에 버리고 오는 거죠. 동참하고 싶은 맘이라니까요.

: 요새 개인 물병 들고 다니는 젊은 남자 기자 후배들이 많아요. 노트북에, 자료에 짐 많아서 기자들이 이전엔 안 가지고 다녔거든요. 남자 기자들은 특히 더 그랬고요. 확실히 젊은 세대에서 일상에서 친환경을 실천하자는 의식이 퍼지고 있어요.

: 쓰레기 줄여야겠다 맘먹으니 그간 얼마나 무신경했는지 보여요. 무심코 버린 커피 테이크아웃 잔 쌓으면 동산 하나 만들어지는 건 아닌지….

: 하하. 찻잔에 담긴 커피를 홀짝이는 한국 직장인이라…. 상상이 안 가네요. 점심 후 테이크아웃 잔에 담긴 아메리카노 그 자체가 한국 직장인에겐 오후를 충전하는 의식 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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