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절망 속에서 희망 찾아 헤매는 'Cold Water' 들으며… '애인의 애인에게'를 썼죠

조선일보
  • 윤수정 기자
    입력 2018.06.08 03:00

    [나의 플레이리스트] 소설가 백영옥

    [나의 플레이리스트]
    아르테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지만 그래서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않았던 일이 일어나는걸요."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 속 이 대사는 소설가 백영옥(44·사진)의 인생이기도 하다. 13번 낙방 끝에 2006년 '고양이 산티'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감수성 짙은 성격 탓에 자주 실망하고 상처도 받았지만 늘 앤처럼 무덤덤해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경험을 2016년 산문집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에 담아냈다. 요즘엔 MBC FM 라디오 프로 '라디오 디톡스 백영옥입니다'를 진행하며 다른 이들의 실망을 위로한다. 그녀가 글을 쓸 때마다 찾는 준비물은 "작품과 비슷한 이미지의 노래들". 백영옥이 소개하는 그녀의 책과 삶 속 책갈피 음악들.

    ♪ 데이미언 라이스 'Cold Water'

    영화 '클로저'의 OST 'The Blower's Daughter'로 알려진 '데이미언 라이스'의 2003년 첫 정규 앨범 수록곡. 그가 특유의 따뜻한 음색으로 한숨 가득 불러낸 "주여, 내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혹은 제가 당신을 놓친 건가요?"란 가사가 가슴 가득 스민다.

    "2016년 낸 '애인의 애인에게'라는 소설을 쓸 당시 세월호 사건이 터졌다. 절망을 희망으로 말하는 법을 찾아야겠다고 고민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가 아닌 외상 후 성장을 말하고 싶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아 헤매는 이 곡을 골라 글 쓰는 내내 들으며 주제곡 삼았던 이유다."

    ♪♫ 비틀스 'Norweigan Wood'

    비틀스의 가장 위대한 앨범 중 하나로 손꼽히는 'Rubber Soul'의 수록곡. 조지 해리슨의 시타르 연주가 신비한 안개로 뒤덮인 노르웨이 숲의 몽환적인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중시한다. 제주도 여행을 가면 꼭 비틀스의 '화이트 앨범(비틀스 10번째 앨범 'The Beatles'의 별칭)' 전곡을 내내 듣는다. 답답할 때마다 비틀스 노래를 들으면 차창을 열고 운전하며 맞았던 제주도의 시원한 바람이 떠올라 숨통이 트인다."

    ♫♫ 앨런 실베스트리 'I'm Forrest… Forrest Gump'

    1994년 개봉한 미국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OST. 지능은 낮지만 순수한 마음을 가진 주인공 포레스트 검프(톰 행크스)의 삶을 맑고 투명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수채화 물감처럼 채색한다.

    "미국 서부 영화의 대표 배경지 '모뉴먼트 밸리' 인근 오두막 캠핑장에서 묵은 적이 있다. 정통 서부극을 보고 싶었는데 딱 하나 볼 수 있는 게 포레스트 검프였다. 내내 달리던 주인공 포레스트가 마침내 딱 뜀박질을 멈추고 '난 이제 돌아가야겠어' 말하던 곳이 바로 모뉴먼트 밸리 앞이다. 그곳에서 영화를 보는데 이 노래가 흘러나왔다. 소름 돋았다. 마음이 많이 힘들어 도망치듯 떠난 여행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그래 이제 돌아가야지'라고 중얼거렸다. 들을 때마다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자양 강장제 같은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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