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 찍자! 이왕이면 예쁜 걸로

조선일보
  • 김상윤 기자
    입력 2018.06.06 03:01

    도장브랜드 '파요' 김찬·정의방씨 "이제 도장은 어른들의 장난감"

    도장(圖章)의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도장 브랜드 '파요'를 만든 회사 '에이투비' 김찬(37) 대표와 작가 정의방(35)씨다. 파요는 지난해 독일 레드닷디자인어워드, 올해 iF디자인어워드를 받으며 출시 1년 만에 가장 주목받는 도장이 됐다.

    도장 브랜드‘파요’를 만든 에이투비 김찬(오른쪽) 대표와 작가 정의방씨.
    도장 브랜드‘파요’를 만든 에이투비 김찬(오른쪽) 대표와 작가 정의방씨. 단순하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의 파요 도장은 레드닷디자인어워드를 받기도 했다. /남강호 기자
    도장은 사양화하면서 서양인 관광객을 주로 겨냥한 업종이 됐다. 한국화나 전통 문양을 새겨넣어 외관을 화려하게 만들었다. 파요 도장 디자인은 단순하다. 검은색·흰색 바탕에 빗살 무늬나 간단한 그림을 새긴 것이 많다〈작은 사진〉. '부산 사나이' '놓지마 정신줄' 같은 재치 있는 문구나, 사람 얼굴을 캐릭터화한 그림을 새긴 것도 있다.

    김 대표 등은 도장을 필수품이 아닌 소품으로 해석했다. 옛날처럼 없어선 안 되는 물건이 아니지만, 어른을 위한 장난감이자 책상 위를 꾸미는 용도라는 것이다. 그는 "도장의 실용성은 점점 줄지만, 감각적으로 디자인하면 아날로그적 소장품이자 선물로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봤다"며 "기존 도장과 차별화하기 위해 단순하면서도 통일성 있게 디자인하고, 전통적 문양은 되도록 피했다"고 했다.

    파요 도장 디자인
    김 대표는 원래 광고디자이너다. 광고회사에 다니다가 2013년 독립했고 최근에는 한국관광공사, SKT 등의 광고판을 만들었다. 김 대표의 후배인 정씨는 서예를 전공한 캘리그라퍼. 서점과 인사동 매장 등에서 외국인을 상대로 도장을 새겨 팔았던 적이 있었다. 김 대표가 정씨에게 '새로운 도장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언젠가 도장 찍을 일이 생겨 집에서 찾아보니 7개가 나왔어요. 전부 제 이름을 새긴 도장인데도 애착이 전혀 안 가더군요.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도장을 만들자'는 생각이 그때 처음 들었어요."

    파요가 성공을 거두며 유사 브랜드가 나오고, 기존 업체들에서도 비슷한 디자인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도장 시장이 커지고 도장 문화가 살아난다는 점에서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했다. "홍콩, 싱가포르 등 외국에서 '샘플을 달라'고 연락이 오면 뿌듯해요. 도장이 사라지지 않고 소소한 디자인 제품으로 계속 남을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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