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백화점 가요? 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진다

입력 2018.06.06 06:00

[패션 라이프가 바뀐다 ④]
백화점 대신 모바일로… 쇼핑이 달라졌다
취향 따라, SNS 스타 따라… 카테고리 킬러 쇼핑몰, SNS 마켓 부상

프랑스 명품 회사 LVMH가 지난해 오픈한 쇼핑몰 24세브르닷컴/24세브르닷컴 캡처
“백화점이나 아웃렛에서 옷을 입어보고, 마음에 드는 옷의 제품번호를 스마트폰으로 검색해 최저가로 사요.” (직장인 최모 씨, 32세, 남) “전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에서 옷을 주로 사는데, 얼마 전엔 자라 온라인 매장에서 옷을 구매한 후 다음날 점심때 회사 근처 매장에 가서 받았어요. 배송 시간을 기다릴 수 없어서요.” (직장인 박모 씨, 30세, 여)

◇ 백화점 대신 스마트폰으로, 나이키 대신 ‘롱패딩’ 검색

건설 회사에 다니는 이모(36, 남) 씨는 백화점을 가본 게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백화점 제품은 가격도 비싸고, 점원이 너무 친절해서 부담스러워요. 온라인으로 어울리겠다 싶은 걸 사고, 안 맞으면 반품합니다. 쇼핑하는데 드는 발품이나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반품비는 아깝지 않죠.”

직장인 김모(35, 여) 씨는 얼마 전 영국 온라인 명품 쇼핑몰에서 명품 가방을 샀다. “40% 할인에 무료배송까지 더해 그야말로 ‘득템’했어요. 웬만한 데는 한국어 서비스도 잘 되어 있어서, 가방이나 신발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세일 기간에 사요.”

길거리 패션을 즐기는 IT기업 직장인 김모(31, 남) 씨는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를 주로 이용한다. “디자이너 브랜드부터 보세까지, 웬만한 스트리트 브랜드가 모여 있어요. 인기 제품 순위나 패션 화보도 있어 최신 유행을 파악하기도 좋죠.” 무신사는 캐주얼을 주로 판매하는 카테고리 킬러(Category Killer·상품 분야별로 모든 브랜드를 한 곳에 모아 판매하는 소매점) 쇼핑몰로, 길거리 패션의 유행과 함께 급성장해 지난해 거래액 3000억원을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이 부상하면서 백화점은 쇼룸으로 기능을 탈바꿈했다. 사진은 미국 노드스트롬 백화점이 오픈한 소형 점포 ‘노드스트롬 로컬’, 이 매장에선 옷을 입어볼 수는 있어도 살 순 없다./노드스트롬
직장인 오모(33, 여) 씨는 감각이 뛰어난 인플루언서를 팔로잉하고 스타일을 벤치마킹한다. 그중엔 개인 쇼핑몰이나 블로그 마켓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어, 그들의 옷을 사기도 한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인증 사진을 올리는 걸 좋아하는데, 인플루언서가 입은 옷은 사진이 더 잘 받는 거 같다”라고 했다.

일상의 거의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면서 쇼핑 방식도 바뀌고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소비패턴이 부상하면서, 온라인 쇼핑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시장 거래액은 78조원이다. 이중 패션 부문 거래액은 12조39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성장했고, 모바일 판매 비중은 8조830억원으로 71%를 차지했다. 올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 내 취향을 찾아서… 카테고리 킬러 쇼핑몰, SNS 마켓 부상

예전에는 백화점이나 브랜드의 매장을 직접 방문해 옷을 입어보고 샀다. 하지만 이젠 필요한 옷이 있으면 스마트폰 검색부터 한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브랜드를 찾던 방식도, 롱패딩, 복고 패션, 청재킷 등 취향이나 스타일을 찾고 가격, 품질 등의 가성비를 따지는 스마트한 쇼핑으로 달라졌다.

온라인에선 저가 제품만 산다는 건 옛말, 이젠 명품도 온라인에서 구매한다. 육스네타포르테, 매치스패션 등 해외 명품 쇼핑몰을 비롯해 롯데, 신세계 등 주요 유통사들이 온라인에서 명품을 판매하면서 가품이나 배송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구찌 온라인몰에서만 살 수 있는 이그나시 몬레알 협업 컬렉션./구찌 제공
온라인 판매를 꺼리던 명품 업체들이 온라인 유통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구매환경도 좋아졌다. LVMH는 지난해 6월 종합 명품 온라인 쇼핑몰 24세브르닷컴을 개설했으며, 올해 2월에는 운동화 온라인 쇼핑몰 스태디엄굿즈에 투자했다. 카르티에를 보유한 리치몬트는 최근 명품 쇼핑몰 육스네타포르테닷컴의 지분을 100% 인수했고, 구찌는 온라인 독점 상품을 내놨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는 2025년까지 25%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유명 인플루언서나 SNS 스타의 옷을 따라 구매하는 이들도 늘었다. 최근 로레알에 지분 100%를 매각해 화제를 모은 스타일난다, 온라인 쇼핑몰 임블리 등은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스타일링이 호응을 얻으면서 파급력이 높아졌다. 방송인 박지윤 씨도 일상 사진을 공유하다 패션 사업을 벌인 케이스다.

◇ 백화점, 오프라인 매장 폐쇄... 유통 공룡 온라인 전략에 사활

영국 명품 버버리는 인스타그램에서 바로 쇼핑할 수 있는 ‘쇼핑 태그-샵’ 서비스를 운영한다./버버리 인스타그램
온라인 쇼핑이 부상하면서 전통적인 시장인 백화점과 오프라인 매장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미국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 메이시스와 시어스, JC페니 등 백화점 체인이 지점을 대거 폐쇄하고 폴로, 아베크롬비 등 유명 브랜드도 매장을 축소했다. 반면 온라인 유통 최강자 아마존은 유기농 식품 판매 체인 홀푸드를 인수하는 등 오프라인 유통을 확대하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체들의 붕괴와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오프라인 진출은 부동산 시장의 패러다임도 바꿔놓았다. 온라인 거래 활성화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이 약화한 반면, 온라인 배송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도심형 창고 및 물류업이 새로운 유통모델로 부상했다.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 시장의 성장이 가속화되자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전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3조원을 투자하고,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8개의 온라인몰을 통합 운영한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과 이마트로 나뉘었던 온라인 사업부를 통합해 이커머스 전담회사를 신설한다. 패션업계도 백화점에 입점하거나 오프라인에 매장을 내는 유통 전략 대신, 자사 몰을 통한 온라인 전략을 강화한다. 버버리나 디올 등 명품은 인스타그램이나 위챗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파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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