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정부가 샹그릴라 호텔 주변 지역을 오는 12일로 예정된 미·북 정상회담 기간 특별 행사 구역으로 선포했다.
싱가포르 내무부는 3일 자 관보를 통해 "오는 10일에서 14일 사이에 싱가포르에서 열릴 미·북 정상회담을 공공질서법 제3장에 따라 '특별 행사'로 선포한다"고 밝히고, 샹그릴라 호텔이 포함된 지역을 '특별 행사 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구역에서는 싱가포르 공공질서법에 따라 무기, 폭발물, 인화 물질, 깃발, 현수막, 폭죽 등의 반입이 금지되고, 외부인과 외부 차량의 출입이 제한된다. 의심스러운 인물에 대한 불심검문도 이뤄질 수 있다.
그동안 미·북 정상회담장 후보지로 꼽혀온 샹그릴라 호텔이 특별 행사 구역에 포함됐다. 샹그릴라 호텔은 매년 아시아·태평양 지역 40여 국의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개최되고, 2015년에는 중국·대만 간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국제 행사 경험이 많아 유력한 후보지로 꼽혀온 곳이다. 반면 다른 유력 후보지인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이나, 풀러턴 호텔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은 이날 "사실상 샹그릴라 호텔로 회담 장소가 굳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특별 행사 구역 내 어느 장소가 회담장인지, 미·북 정상의 숙소가 어느 곳이 될 것인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과 북한 양측이 아직 경호와 의전 문제 등으로 정상회담 개최 장소를 결정하지 못했으며 정상회담이 임박해서야 회담 장소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싱가포르 정부가 샹그릴라 호텔 일대 외의 다른 지역을 특별 행사 구역으로 추가 지정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