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속에 깃든 '작가만의 우주'

조선일보
  • 이해인 기자
    입력 2018.06.02 03:03

    '혼자를 위한 미술사'
    혼자를 위한 미술사|정흥섭 지음|클|260쪽|1만 5000원

    "현대미술이 난해한 이유가 뭘까?" 그 답을 찾기 위해 미술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피카소의 '인형을 안고 있는 마야',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 샤갈의 '도시 위에서'를 거쳐 에드워드 호퍼, 앤디 워홀에 이르기까지 교과서에서 한번쯤 봤던 작품들을 시대순으로 따라가다 보면 미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기술에 그치지 않고 아름다움을 '사고(思考)하는' 기술이라는 답이 나온다. 예술 작품은 작가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과정을 거쳐 만들어내는 '혼자의 우주'다.

    "어느 날 해 질 녘에 나는 길을 걷고 있었다. 마침 해가 떨어지려던 때여서, 구름이 핏빛처럼 새빨갛게 물들고 있었다. 그때 나는 하나의 절규가 대자연을 꿰뚫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 절규하는 소리를 분명하게 들었다." 화가 에드바르 뭉크가 대표작 '절규'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소외된 농촌 지역 노동자의 고단함도, 가난한 탄광촌 광부의 고통도 아니었다. 뭉크 개인이 갖고 있던 우울증과 죽음에 대한 공포였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 /클
    책은 단순히 미술사를 서술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미술은 '반쪽짜리 답안지'라고 말한다. 평화로운 농촌을 표현한 목가적 작품이라 일컬어지는 밀레의 '만종'. 그러나 밀레는 낭만주의 세계관에 빠져 있던 근대 시민사회와 도시인을 향해 농촌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자 했던 사실주의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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