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호이 총리 실각…신임 총리에 산체스

입력 2018.06.01 23:17

페드로 산체스(46) 신임 스페인 총리가 1일(현지 시각) 스페인 민주화 이후 처음 불신임으로 전직 총리를 밀어내고 집권에 성공하는 새 역사를 썼다.

산체스 신임 총리는 이날 마리아노 라호이(63) 스페인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에 물어 재적 350표 중 과반을 넘는 180표 찬성으로 안건을 통과시켰다. 집권당인 국민당의 부패 스캔들로 위기에 놓인 라호이 총리를 잽싸게 궁지로 밀어붙여 정권교체에 성공한 것이다.

2018년 6월 1일 의회 불신임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게된 마리아노 라호이(오른쪽) 총리와 페드로 산체스 신임 총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라호이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부터 “당신은 코끼리 가죽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끈질긴 정치적 생명력을 지닌 노장으로, 정치 경험이 길지 않은 산체스가 그를 상대로 승리를 얻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잘생긴 외모 덕분에 의회에서 ‘잘 생긴 페드로(Pedro el Guapo)’로 불리는 그는 기업가인 아버지와 공무원인 어머니를 둔 마드리드의 중산층 가정 출신이다. 벨기에에서 유럽연합(EU)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은 후 2004~2009년 사회당 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 시절 하원에 입성했다.

총리직에 오르기 전까지 그의 정치적 행보는 썩 두드러지지 않았다. 2011년 총선에서 라호이가 이끈 국민당에 밀려났고, 이후 2013년 보궐로 원내에 진출해 사회당 대표가 됐지만 2016년 총선에서 참패한 이력이 있다. 그는 이때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지만 지난해 5월 당의 요청으로 다시 대표 자리를 맡게 됐다.

사회당은 의회 350석 중 84석을 차지한 소규모 정당이지만, 라호이 총리의 집권당이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반(反)국민당 세력과 규합해 라호이 총리를 밀어냈다. 이에 라호이 총리는 산체스를 향해 “개인적 야망에 따라 기회주의를 선택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산체스 신임 총리는 집권에는 성공했지만 그의 정국은 당분간 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야당 세력의 지지를 얻어 집권에 성공한 만큼, 그들의 다양한 요구를 듣고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하는 큰 과제가 닥쳐있기 때문이다. 또 스페인 민주화 이후 최대의 정치 과제로 남은 카탈루냐 분리독립 문제와도 씨름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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