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피하려고 우크라 정부가 가짜뉴스 연출

입력 2018.06.01 03:00

피살됐다던 反푸틴 언론인 멀쩡

5월 3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이 러시아 출신 언론인 아르카디 바브첸코(41)가 전날 피살된 경위를 설명하겠다며 수도 키예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바실리 그리차크 보안국장은 "특수 작전을 전개해 바브첸코에 대한 살해 시도를 차단했다"고 하더니 바브첸코를 앞으로 불러냈다. 죽었다는 사람이 멀쩡히 살아 돌아온 것이다. 전날 보도된 바브첸코 피살 보도는 '가짜 뉴스'였다.

우크라이나에서 총에 맞아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던 아르카디 바브첸코(오른쪽) 러시아 기자가 3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보안당국 관계자의 소개로 기자회견장에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총에 맞아 피살된 것으로 알려졌던 아르카디 바브첸코(오른쪽) 러시아 기자가 30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보안당국 관계자의 소개로 기자회견장에 나오고 있다. /AFP 연합뉴스
그리차크 보안국장은 "러시아 정보기관이 바브첸코를 청부 살해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하고 암살당한 것처럼 꾸며 그를 살해하려는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바브첸코는 "이런 일을 벌여 죄송하지만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내가 죽은 줄 알고 끔찍한 시간을 보낸 아내와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도 했다.

바브첸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하는 기사를 자주 썼고, 러시아 정보기관의 감시를 피해 지난해 아내와 함께 키예프로 넘어와 살고 있다. 우크라이나 보안 당국은 바브첸코를 죽이려고 한 용의자가 그의 '사망 소식'을 들은 이후 누구와 통화하며, 어떤 경로로 움직이는지 파악해 붙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불가피하게 연출극을 벌일 수밖에 없었다고 했지만 정부 차원에서 '가짜 뉴스'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경 없는 기자회(RSF)'는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가 진실을 가지고 한심한 장난을 했다"며 "가짜 연출극이 정말 필요한 것이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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