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확인된 세월호 외력說, 네덜란드에 의뢰해 또 조사

입력 2018.05.31 04:25

잠수함 충돌설·닻 침몰설 등 모두 허위로 드러났는데도…
선체조사위, 의혹 불씨 계속 살려 "비틀린 균형장치, 외부 충격 의심"
내달 네덜란드 연구소서 모형실험

지난 24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의 좌현 모습. 외부 충격을 받은 흔적이 전혀 없다.
지난 24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의 좌현 모습. 외부 충격을 받은 흔적이 전혀 없다. /김영근 기자
세월호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는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외력설을 가정한 세월호 침몰 모형실험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0일 전남 목포 신항의 세월호 선체를 직립하는 과정에서 잠수함 등 외부 물체와 부딪혀 침몰했다는 주장이 허위라는 사실이 거듭 드러났다. 사고 초기부터 제기된 외력설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됐다. 그런데도 선조위는 또다시 외력설을 검증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선조위가 앞장서 외력설 불씨를 계속 살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선조위는 "내달 22일부터 닷새가량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MARIN)에서 외력설을 가정한 침몰 실험을 진행한다"며 "세월호 모형에 다양한 강도의 외부 충격과 힘을 가해 세월호가 어떤 항적을 그리고 가라앉는지 등을 정밀하게 측정한다"고 30일 밝혔다.

선조위는 세월호 선체 조사로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좌현 스태빌라이저(균형장치)가 정상 작동 범위를 벗어난 점을 확인했다. 최대 작동각(25도)보다 25.9도 초과한 50.9도로 비틀려 있었다. 균형장치 표면에 긁힌 자국도 발견했다.

선조위는 왼쪽 균형장치가 세월호 침몰 때 선체에 눌려 손상된 것인지, 침몰 전 외부 물체와 출동해 파손된 것인지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선조위 조사관 일부가 '외부 물체와 충격이 의심된다'는 의견을 냈다. 좌현 측면에서 외부 물체가 균형장치를 밀고 지나갔다는 외력설이 또다시 제기된 것이다. 작동 불량 의혹이 일던 균형장치를 두고 외력설이 떠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조위는 "외력설에 의한 침몰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다양한 침몰 가능성을 검증하고 여러 외력설 의혹을 없애기 위해 2차 모형 조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앞서 선조위는 지난 1월 네덜란드 마린에서 1차 세월호 침몰 모형 시험을 소화했다. 당시 8m 깊이 대형 수조에 세월호를 30분의 1 크기로 축소해 만든 모형을 띄운 뒤 항적과 날씨, 선체 내부 변화 등 다양한 상황을 가정해 침몰 상황을 재연하는 시험을 진행했다. 이때는 외력설을 검증하는 시험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세월호 침몰 원인은 선체 기계 고장, 조타 실수 등으로 침몰한 내부원인설과 외부 물체와 충돌해 가라앉은 외력설로 크게 나뉜다. 누리꾼 자로가 제기한 잠수함 충돌설은 외관 관찰 등을 통해 종식됐다. 최근 제기된 외력설이 '앵커(닻) 침몰설'이다. 지난달 12일 개봉한 영화 '그날 바다'는 "선수 좌현 닻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해저면에 걸려 배가 급격하게 기울어 침몰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4일 언론에 공개된 세월호 선체 내부에선 닻을 내리는 기계 장치가 정상적인 상태였다. 선수 갑판의 닻 내림(투묘) 장치가 멀쩡했고, 투묘 장치의 밧줄과 쇠줄은 모두 감겨 있었다. 애초에 닻의 쇠줄이 풀린 상태에서 배가 침몰했다는 주장을 뒤집은 것이다. 선조위도 "닻은 정상적인 상태로 있었다"며 "이번 2차 모형 시험에서 닻 침몰설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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