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폭발 봤지만 갱도는 몰라… 방사능 측정도 못해"

조선일보
  • 베이징=이길성 특파원
  • 안준용 기자
  • 공동취재단
    입력 2018.05.28 03:00 | 수정 2018.05.29 07:23

    [남·북·미 '격동의 시간']

    핵실험장 폐기 현장 다녀온 취재진 "北측은 영구히 못 쓴다 했지만 우리가 그걸 검증할 순 없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했지만, 현장에 전문가가 참관하지 못하면서 방사선량이나 갱도 파괴 정도를 확인하는 데 한계를 노출했다. 특히 풍계리를 다녀온 한국 취재진 몸에서 검출된 방사선량을 놓고 혼선이 이어졌다.

    갱도 내부 폐쇄 여부도 '깜깜이'

    CNN의 윌 리플리(가운데) 기자등 외신 기자단이 26일 오후 원산 갈마공항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고려항공 전세기에 탑승해 있다.
    CNN의 윌 리플리(가운데) 기자등 외신 기자단이 26일 오후 원산 갈마공항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고려항공 전세기에 탑승해 있다. 한 기자의 무릎 위에 노동신문이 펼쳐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정상회담 당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행사에 한·미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뒤집고 결국 전문가들은 부르지 않았다. 풍계리 참관을 마치고 26일 베이징에 도착한 국제 기자단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했다. 미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우리는 (500m 밖에서) 거대한 폭발을 봤지만 갱도의 깊은 안쪽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며 "북측은 영구히 못 쓴다고 했지만 우리가 그걸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했다. 미 CBS의 벤 트레이시 기자도 "우리가 본 것은 갱도 입구를 폭파하는 장면이었다"며 "그곳을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건 전문가의 몫"이라고 했다. 한국 취재진도 "방사선량을 측정하는 선량계를 북한 측에 압수당했기 때문에 오염 여부도 현장에서 측정할 수 없었다"고 했다.

    통상보다 높은 풍계리 방사선량

    북한 당국은 지난 26일 우리 취재진이 원산 갈마공항에서 베이징행 비행기를 타기 전에 압수했던 방사능 선량계를 돌려주면서 "한 번 재보자우"라며 기자의 몸에 갖다 댔다고 한다. 취재진은 당시 나타난 수치를 '0.8mSv(밀리시버트)'라고 기억했다. 하지만 '연간 누적량'인지 '시간당 방사선량'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수치가 연간 누적량이면, 생활방사선법상 일반인의 피폭 방사선량 안전 기준인 연간 1mSv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시간당 노출량이라면 최근 문제가 된 라돈 침대의 시간당 방사선량 0.009mSv의 90배에 달한다. 전문가가 현장에 있었다면 바로 확인이 가능했던 부분이다. 우리 취재진이 베이징에 도착한 후, 선량계 단위를 확인하기 위해 다시 전원을 켰을 때는 '시간당 방사선량 0.14 μSv(마이크로시버트·밀리시버트의 1/1000)'가 측정됐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정할 수는 없지만, 베이징에서 측정한 수치로만 미뤄보면 취재진의 건강을 염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일단 판단된다"고 했다. 취재진은 조만간 원자력병원에서 방사능 피폭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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