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해한 예쁜 남자요? 악역도 도전하고파"

조선일보
  • 이해인 기자
    입력 2018.05.28 03:00

    맑고 착한 연하남 캐릭터 맡으며 '대세'로 떠오른 배우 정해인

    배우 정해인(30)에겐 '무해(無害)하다'는 표현이 따라붙는다. 아무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 남자란 뜻에서 시청자들이 붙였다. 최근 종영한 종편채널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 열연한 맑고 싱그러운 연하남 캐릭터 덕분이다. 여성을 벽에 밀치거나 강하게 손을 잡아 끄는 등 직간접적인 폭력을 가하는 남자 주인공들이 범람하는 TV에서 서른 살 순둥이 청년이 여심(女心)을 흔들었다.

    부모님, 일곱 살 터울의 남동생과 함께 산다는 정해인은 가족 이야기를 할 때 크게 웃었다.
    부모님, 일곱 살 터울의 남동생과 함께 산다는 정해인은 가족 이야기를 할 때 크게 웃었다. 그는 “가족과 함께 내가 연기하는 작품을 볼 때는 마치 심판을 받는 기분”이라고 했다. /FNC엔터테인먼트
    24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정해인은 작은 질문 하나도 오래 생각한 뒤 천천히 답했다. "스스로 생각해도 쓸데없이 진지한 데가 많다"며 웃었다. '예쁜 남자'란 수식에 대해서는 "칭찬은 감사하지만 단순히 '예쁘장한 남자'로 소모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소신 있게 말했다. 극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너라서 좋아'였다고 한다. "상대를 그 자체로 아껴줄 수 있는 남자 캐릭터여서 시청자들이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아요."

    '대세 배우'의 반열에 올랐지만 갑자기 얻은 인기는 아니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춘 안판석(57) PD는 한 인터뷰에서 "새로운 스타의 탄생은 대부분 외모와 함께 오지만 정해인이라는 스타는 외모가 아닌 연기력으로 탄생했다"고 극찬했다. 실제로 정해인은 조용하고 단단하게 자기 입지를 다져왔다. 2014년 TV조선 드라마 '백년의 신부'로 데뷔한 뒤, 무사(tvN, 삼총사), 천재 학자(KBS, 블러드), 동대문 시장 의류 도매상(영화, 서울의 달) 등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며 차근차근 기본기를 쌓았다. 그는 "스스로 불안해하고 조급해했다면 이 시기를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른 배우들에 비해 데뷔가 늦었던 만큼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차분하게 한 작품, 한 작품 임했다"고 말했다.

    그의 얼굴이 대중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건 데뷔 2년 만인 2016년 말.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고은의 첫사랑 '태희 오빠' 역을 맡으면서다. 지난해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다시 주목받았고, 이번 작품에서 생애 첫 주연을 꿰찼다.

    착한 모범생 역할만 맡아 온 것에 대해 그는 "배우로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라고 답했다. "앞으로 로맨틱 코미디처럼 밝은 역할도, 무시무시한 악역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정약용의 직계 6대손이라는 것도 "넘어야 할 산"이란다. "정약용이란 존함만 들어도 스스로 너무 작아지고 부끄러워요. 누가 되지 않도록 더 조심하고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해인은 "행복한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제가 행복해야 제 연기를 보시는 시청자들도 행복하지 않으시겠어요? 하루하루 주어진 일에 감사하며 행복할 거고, 제 연기로 많은 분께 행복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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