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판사 블랙리스트' 괴담 만든 판사들 '아니면 그만'인가

조선일보
입력 2018.05.28 03:18

판사 블랙리스트를 조사해온 법원이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25일 발표했다. 의혹이 불거진 작년 3월부터 법원이 세 차례나 조사한 결과다. 전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진보 성향 법관 모임 판사들에게 인사 불이익을 주기 위해 문건을 만들었다는 의혹이 근거 없다고 결론이 난 것이다. 판사 블랙리스트는 처음부터 '괴담'에 불과한 것이었다.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은 지난해 초 한 판사가 행정처 간부로부터 '문제 판사들을 조사한 파일이 행정처 PC에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법원이 1차 조사를 벌여 지난해 4월 '블랙리스트 파일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어떠한 정황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도 일부 판사가 재조사를 주장하자 작년 9월 취임한 김명수 대법원장은 2차 조사를 지시했다.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 판사가 조사 위원장으로 임명됐고, 위원 6명 가운데 4명을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판사로 앉혔다.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는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법원 내 서클이다. 그렇게 하고도 리스트가 안 나오자 대법원장은 3차 조사를 지시했다. 진행되는 과정이 없는 '진실'을 파헤친다고 조사를 거듭하는 세월호 진상조사위와 같다. 블랙리스트 소동이 벌어진 지난 14개월간 사법부는 전·현 대법원장이 형사 고발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그것도 모자란지 일부 판사는 판사 블랙리스트가 없다는 결과에 불복하며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나섰다. 주장이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져도 사과가 아니라 오히려 더 고개를 쳐들고 나오는 것도 '세월호 괴담'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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