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갱도 입구쪽만 무너져… 산등성이 형태는 그대로 유지"

입력 2018.05.26 03:00

[요동치는 美北회담]

전문가들 '핵실험장 폭파' 분석
"핵실험장 갱도 1㎞ 이상 깊어 내부 완전히 폭파 안됐다면 갱도 새로 뚫어 재사용할 수도"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핵실험장 갱도 등을 폭파했지만, 실제 재사용이 불가능한 상태가 된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지도상 폭파 지점 분석과 북한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들 설명에 따르면, 2~4번 갱도 내부부터 입구까지 갱도별로 세 지점에서 폐기를 위한 폭파가 이뤄졌다. 핵무기연구소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폭파 방법은 내부부터 폭파한 뒤 입구를 마지막에 폭파해서 완전히 막는다"고 주장했다. 1번 갱도는 2006년 1차 핵실험 직후 폐기됐다.

하지만 현장 폭파 과정에서 산등성이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입구 주변만 무너져 내려 실제 내부가 완전히 파괴됐는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은철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핵실험장 갱도는 상당히 길게 돼있는데 입구 쪽만 폭파하고 내부 폭파가 안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그럴 경우 입구 쪽 무너뜨린 것을 치워내거나 갱도를 새로 뚫으면 재사용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도 "이날 모든 갱도가 폭파된 건지 확실치 않다"며 "폭발 규모와 정도를 육안으로 확인해 줄 외부 전문가가 없었다"고 했다. 정보 당국은 각 갱도 길이가 1㎞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산조각나는 핵실험장 시설물 -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시설물들이 폭파되는 순간 흙먼지가 솟아오르고 있다. 아래 사진은 폭파 전 3번(남쪽) 갱도의 내부 모습이다.
산산조각나는 핵실험장 시설물 -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시설물들이 폭파되는 순간 흙먼지가 솟아오르고 있다. 아래 사진은 폭파 전 3번(남쪽) 갱도의 내부 모습이다. /사진공동취재단
갱도 안쪽 깊숙이 있는 기폭(起爆)실까지는 폭파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완전한 폐기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은 "(아직 핵실험에 사용하지 않은) 3, 4번 갱도는 기폭실을 폭파해야 핵실험을 안 한다는 표시가 된다"며 "중간에 통로를 막는 것은 완전한 폐기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실제로 5국 취재진에게 갱도 입구 쪽만 보여줬다. 주 갱도와 가지 갱도 이중 구조로 돼있는 것도 완전한 갱도 파괴를 어렵게 하는 요소다.

2~6차 핵실험이 실시된 2번 갱도는 주 갱도에서 가지 갱도 5개가 갈라져 나온 형태였다. 핵실험이 실시된 적이 없는 3번 갱도는 주 갱도에서 가지 갱도 2개로 갈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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