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85% "자녀와 굳이 같이 살 필요없다"

조선일보
  • 김재곤 기자
    입력 2018.05.25 03:00

    [복지부, 노인 실태 조사 결과]

    동거 희망 비율 33%→15%로 급감… 실제 함께사는 비율도 24%로 줄어
    단독 가구노인 45% "생활 문제없다" 자녀용돈 줄고 공적연금 소득 늘어
    68%가 "지하철 무임승차 현행 유지"

    우리나라 노인 7명 중 6명 정도는 굳이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을 희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노인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녀와 동거를 희망하는 비율은 지난 2008년 32.5%에서 지난해 15.2%로 크게 낮아졌다. 복지부는 지난 2008년부터 3년 주기로 약 1만명의 노인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하고 있다.

    ◇단독 가구 노인 45% "자식과 따로 사는 데 어려움 없어"

    현재 자식과 함께 살고 있는 노인 대다수도 현실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함께 살 뿐 더 이상 '부모는 자식이 모셔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2008년 조사에서 '기혼인 자녀와 함께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응답한 동거 노인 비율은 43.4%에 달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3분의 1 수준인 14.8%로 떨어졌다. 대신 자녀의 가사·양육에 도움을 주거나(27.3%) 본인의 경제적 어려움(19.5%) 혹은 자식의 경제적 능력 부족(14.8%) 같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같이 산다고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도 2008년 27.6%에서 지난해 23.7%로 하락했다.

    또 단독 가구 노인의 44.5%는 혼자 혹은 부부끼리만 사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다. 다만 85세 이상과 저소득층 노인의 경우 각각 80% 정도가 혼자 사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조사를 실시한 보건사회연구원 정경희 부원장은 "자녀뿐 아니라 부모들도 경제적 자립이 가능하고 건강이 유지되는 한 독자적으로 생활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녀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도 낮아지는 추세다. 2008년엔 전체 소득 중에 자식이 주는 용돈 같은 사적 이전 소득이 46.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번 조사에선 그 비율이 22%로 떨어졌다. 대신 기초연금·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이전 소득이 전체 소득의 약 3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 비율은 전체의 30.9%로 이 중 대다수(73%)는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하고 있었고 다음으로 용돈 마련(11.5%), 건강 유지(6%)를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처음 실시한 주거 만족도 조사에서 58%는 거동이 불편해지더라도 재가 서비스 등을 받으면서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노인 연령 '70세 이상'으로 해야

    최근 평균 수명이 연장되는 추세를 감안해 노인들 사이에서도 현재의 노인 연령 기준을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82%가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노인들에 대한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에 대해선 67.6%가 '현행 유지' 입장이었다.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받겠느냐는 물음엔 91.8%가 반대 입장을 밝혔다. 희망하는 장례 방식에 대해서는 화장(火葬) 선호 비율이 71.5%를 차지해 45.6%만 화장을 선호했던 지난 2008년 조사 때에 비해 사회적 인식이 크게 달라졌음을 알 수 있었다.

    직접 운전을 하는 노인 인구도 늘어나는 추세다. 18.8%가 현재 운전을 하고 있다고 답해 2008년의 10.1%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 운전 중인 노인의 11.1%는 시력과 판단력, 반응 속도 저하 등으로 운전 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전까지 운전하다가 그만둔 나이도 2008년 57.3세에서 지난해 62.1세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노인들의 대표적인 사교 장소인 경로당 이용 비율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2008년엔 46.9%가 경로당을 이용한다고 했지만 작년엔 절반 이하인 23%로 떨어졌다. 주요 여가 활동으로는 TV 시청을 제외하면 산책(27.5%), 스포츠 참여(16.6%)가 많았다. 고학력 인구의 유입으로 노인 문맹률은 2008년 15.3%에서 6.6%로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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