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송인배가 받은 간담회 사례비 200만원 통상적일까?

입력 2018.05.22 14:35 | 수정 2018.05.22 15:24

청와대가 지난 21일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드루킹’(김동원씨)으로부터 2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석연찮은 대목들이 많다.

드루킹이 무슨 명목으로 200만원을 송 비서관에 줬는지, 청와대 해명대로 200만원이라는 액수가 ‘통상적’ 수준인지 등은 여전히 의문이다. 또 드루킹에게 돈을 받은 송 비서관이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것은 아닌지도 따져봐야 한다.

① 靑 “간담회 참석 사례비 100만원 통상적”☞ “통상적이지 않다. 소개비일 가능성”

조선일보DB
송 비서관은 드루킹과 2016년 6월에 처음 만났다고 주장했다. 송 비서관은 김경수 후보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드루킹을 김 후보와 함께 만났다. 송 비서관은 당시 김 후보와 20분 간의 면담을 진행한 뒤 한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겨 드루킹에게 1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송 비서관은 한 달 뒤인 11월에도 느룹나무 출판사에서 경공모 회원들을 만난뒤 드루킹에게 10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21일 브리핑을 통해 “송 비서관이 받은 200만원은 간담회 참석에 따른 사례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00만원은 정치인들이 간담회를 할때 통상적 수준 벗어난 건 아니다라고 (민정수석실이)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해명과 달리 200만원이라는 액수가 통상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자유한국당 ‘민주당 댓글 공작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영우 의원은 “청와대가 간담회 한번에 100만원씩 사례비를 받는 것이 ‘통상적인 액수’라고 설명하는데 국민들 입장에서 납득이 되겠냐”며 “3선 의원인 저도 간담회에 참석하거나 특강을 해도 100만원을 받는 경우가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정치권에서 20분 간담회를 하고 100만원의 사례비를 주는 경우는 과거 3김 시대라면 모를까 지금은 없다”고 했다. 적어도 ‘두번의 간담회 사례비로 200만원이 통상적’이라는 청와대 설명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송 비서관이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김 후보를 드루킹에게 소개하고 소개비 명목으로 200만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드루킹이 송 비서관에게 두차례 사례금을 지급한 시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송 비서관과 경공모 회원의 첫 만남은 김 후보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김 후보와 함께 진행됐다. 당시 김 후보는 20여분간 경공모 회원과 면담을 가졌다고 했다. 첫 사례금 100만원은 경공모와 김 후보의 면담 직후 지급됐다.

두번째 사례금 지급은 김 후보가 드루킹 측과 여러차례 만남을 가진 뒤였다. 김 후보는 그해 10월 댓글 조작의 근거지인 ‘느릅나무 출판사’를 방문하는 등 드루킹 측과 여러차례 만났다. 드루킹 측은 다음달인 그해 11월 100만원을 송 비서관에게 줬다.

정치권의 말을 종합하면, 이는 중소 규모 정치모임이 정치권에 줄을 대기 위해 쓰는 방식 중 하나라고 한다. 중소 규모 정치모임들이 유력 정치인과 친분을 쌓기 위해 먼저 그의 측근 인사와 접촉한다는 것이다.

한 여권 인사는 “대선이 가까워지면 ○○포럼, △△회 등의 이름으로 유력 대권주자를 지지하는 모임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데, 이들은 대권주자의 측근들을 초청해 간담회나 특강을 개최해 친분을 쌓는다”며 “대권 주자의 최측근이 특정 모임에 참석하면 그 모임의 영향력이 하루 아침에 달리지기도 한다”고 했다.

② 靑 “김영란 법 위반 아니다”☞ “김영란법 위반 아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

김 대변인은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당시 송 비서관은 공직자가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김영란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당시 송 비서관의 신분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송 비서관은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경남 양산갑 지역구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그는 낙선 이후 민주당 양산갑 지역위원장직을 맡고 있었다. 그러다 당의 정책에 반발해 그해 6월1일 지역위원장에서 물러났다. 드루킹을 만났을 당시 송 비서관은 공직이나 당직을 맡고 있지 않았다. 청와대 해명대로 송 비서관은 김영란법 대상은 아니었다.

하지만 200만원의 성격에 따라 송 비서관의 정치자금법 위반 가능성은 있다. 정치자금법 적용 대상은 ‘공직선거법’에 따른 후보자가 되려는 사람, 후보자 또는 당선된 사람, 후원회·정당의 간부 또는 유급사무직원,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 등이다. 송 비서관은 양산에서만 국회의원 선거에 다섯 차례 출마했다. 송 비서관이 당시 지역위원장까지 내놓은 민간인 신분이었다 하더라도 선거에 계속 출마해왔고, 출마 의사가 있는 인사라면 정치자금법 규율 대상이 된다.

정치인에 대한 정치후원금은 연간 500만원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정치인에게 정치활동을 위한 자금을 건넬 때 까다로운 제한을 두고 있다.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는다. 정치인에게 돈을 주면서 부정한 청탁을 하지 않았어도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성립한다. 청와대는 200만원이 사례금 명목으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 내렸지만, 이는 추후 명확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송 비서관이 간담회 사례금으로 200만원을 받고 영수증 처리를 하지 않았다면 이는 탈세에도 해당한다. 간담회 참석에 따른 사례비나 거마비, 차비 등은 소득에 해당돼 소득신고 대상이다. 김영우 의원은 “청와대가 문제가 없다고 결론내린 것은 정말 문제가 있는 주장”이라며 “200만원의 성격은 정확히 조사해야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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