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배·드루킹 연루' 조사해놓고 한달 동안 뭉갠 청와대

입력 2018.05.21 16:17 | 수정 2018.05.21 17:40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에 설치돼 송인배 청와대1부속실장이 시험 통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송인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이 포털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모씨와 4차례 만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청와대가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덮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드루킹 연루 의혹 제기 직후인 지난 4월16일 송 비서관의 '자진 신고'에 따라 사건을 조사했다. 앞서 3월28일엔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천거한 도모 변호사를 면담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한달전 이번 사건의 얼개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민정수석실은 △송 비서관과 드루킹의 접촉과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고 △송 비서관이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로부터 받은 200만원도 통상적인 수준의 액수라는 이유로 조사를 자체 종결지었다.

당시 조사 결과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보고됐으나, 임 실장은 이같은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그러나 21일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문 대통령에게 알렸고,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있는 그대로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가 연루 사실을 인지한지 35일만이다.

◇2016년 6월
송 비서관이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내 김 전 의원 사무실에서 경공모 회원들과 김 전 의원을 만났다. 이날 송 비서관은 회관 2층 커피숍에서 회원들로부터 '간담회 사례비' 명목으로 100만원을 받았다.

◇2016년 11월
송 비서관은 드루킹의 활동 근거지인 경기 파주의 느릅나무출판사 구내식당에서 경공모 회원 10여명과 식사를 한뒤, 간담회를 했다. 이날도 드루킹 일행이 같은 이유로 100만원을 건넸다.

◇2017년 2월
송 비서관이 드루킹 등 경공모 회원 7~8명을 자택 인근 술집에서 만났다. 다만 송 비서관은 대선 이후에는 드루킹 일행을 만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8년 3월 21일
경찰 드루킹 긴급체포

◇2018년 3월 28일
백원우 민정비서관 청와대 연풍문에서 드루킹이 천거한 도모변호사 면담

◇2018년 4월 14일
김 전 의원과 드루킹 연루 의혹 보도
김 전 의원이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경공모 회원들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댓글을 불법 조작하는지 몰랐다"고 밝혔다. 또 "드루킹에게 의례적인 감사 인사를 보낸 적은 있지만, 상의를 하듯 문자를 주고받지 않았다"고도 했다. 반면 드루킹은 2016년 10월 김 전 의원 앞에서 매크로를 시연했다는 입장이다.

◇4월 16일
김 전 의원이 두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드루킹의 '인사청탁'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대선 이후 드루킹이 인사와 관련해 무리한 요구(오사카 총영사직)를 했고, 그것이 관철되지 않자 불만을 품고 일탈행위를 한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의원 측과 이미 7개월 동안 인사 관련 '협의'를 해왔다는 드루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4월 16일~20일
송 비서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드루킹과의 만남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김 전 의원의 기자회견 직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송 비서관은 '왜 우리 지지자가 마음이 바뀌었을까'라며 안타깝게 생각하다가 보도가 확산되자 '조금이라도 연계가 됐다면 미리 알리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민정수석실에 신고했다.

◇4월 20일
민정수석실이 송 전 비서관에 대한 1차 대면수사를 실시했다. 송 비서관 외에 추가 조사자는 없었다.

◇4월 26일
민정수석실이 2차 대면수사를 실시하고 자체적으로 종결한 뒤, 임종석 비서실장에게 보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비서실장이 민정수석실의 내사 종결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대통령에게 특별히 보고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5월 20일
송 비서관이 드루킹과 지난 19대 대선 전까지 모두 4차례 만난 사실이 드러났다. 아울러 김 전 의원이 송 비서관을 통해 드루킹을 처음 만나게 된 것도 밝혀졌다.

◇5월 21일
청와대가 송 비서관과 드루킹의 만남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놨다. 또 임 실장이 문 대통령에 관련 보도를 보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정수석실이 사실을 알고도 뒤늦게 알리고 대통령에 보고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일단 그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 전제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