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이온 팔찌·라텍스서도 라돈?… 모든 제품서 나오진 않아

입력 2018.05.19 03:02

소비자들 '라돈 포비아' 생리대·마스크 사용까지 꺼려
20만원 넘는 라돈 검출기 불티

방사성 발암(發癌)물질인 '라돈'에 대한 소비자들의 공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조사 결과가 나온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엔 '침대뿐 아니라 음이온 팔찌, 음이온 라텍스 등 대부분의 음이온 제품에 라돈을 내뿜는 방사성 물질이 들어간다'는 글이 집중적으로 올라왔다. 그 아래 '수년간 아이를 음이온 라텍스 위에 재워왔는데, 발암 물질이라 생각하니 미칠 것 같다' '건강 팔찌, 벽지에서도 방사선이 나온다더라'는 댓글들이 달렸다. 화분의 흙이나 반려동물용 모래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고양이를 키운다는 직장인 김모(29)씨는 "고양이 모래를 갈아줄 때 먼지가 많이 났는데 그게 다 방사성 물질이었다고 생각하니 겁이 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으로 라돈을 흡수하는 것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원안위가 '음이온 기능성' 등을 강조한 침대, 매트리스, 팔찌, 찜질기 등 102개 품목을 분석한 결과 모든 제품의 연간 피폭량이 기준치에 못 미쳤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라돈 괴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음이온 특허를 받은 생리대나 마스크는 안전하지 않다'는 식이다. 6세 아이를 키운다는 이유진(38)씨는 "집에 있는 생활용품 전반을 못 믿게 됐다"고 했다.

수십만원짜리 라돈 검출기는 주문 쇄도로 재고가 바닥났다. 한 대 가격이 20만원 이상이지만, 언론에 라돈 침대가 폭로된 후 일반인들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한 제조 업체 관계자는 "원래 하루에 많아야 20대 정도 팔았는데 요즘은 하루 주문이 200~300건"이라며 "지금 주문하면 6월 초에야 배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라돈 피해 집단 소송을 위해 만들어진 온라인 카페는 가입자가 9000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라돈 유해성 논란 때문에 소비자들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라돈 전문가인 조승연 연세대 환경공학부 교수는 "몸에 항상 닿는 생활용품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된다는 건 문제"라면서도 "확인되지 않은 소문만 가지고 특정 제품을 발암 제품으로 단정하는 것은 비과학적"이라고 말했다.


라돈침대 불안 확산… "수년간 노출땐 암 유발도"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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