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리모 통해 얻은 자녀의 친어머니는 대리모"...입양해야 법적 가족

입력 2018.05.18 22:42

대리모를 통해 얻은 자녀의 민법상 친어머니는 대리출산을 의뢰한 부부가 아니라 아이를 낳은 대리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리모가 낳아 준 아이는 친양자 입양 등으로 법적 가족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부(재판장 이은애)는 A씨가 서울의 한 구청을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사무 처분에 관한 불복신청 사건 항고심에서 A씨의 항고를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대리모를 통해 자녀의 민법상 친어머니는 대리출산을 의뢰한 부부가 아니라 낳아준 대리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뉴시스
재판부는 "종로구청이 A씨의 출생신고를 수리하지 않은 처분은 적법하고, 이에 불복한 A씨의 신청을 각하한 원심 결정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자연 임신이 어렵던 A씨 부부는 자신들의 수정란을 대리모인 B씨에게 착상시켜 아이를 갖기로 했다. B씨는 착상한 아이를 미국의 한 병원에서 출산했고, 해당 병원은 출생증명서에 아이 어머니를 B씨로 기재했다. A씨 부부는 아이를 친자로 구청에 출생신고하려 했지만 구청은 “부부가 낸 출생신고서의 어머니 이름과 미국 병원이 발행한 출생증명서상 어머니 B씨의 이름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반려했다.

이에 A씨는 가정법원에 소송을 냈지만 1심과 항고심 모두 A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B씨가 낳은 아기는 생물학적으로 수정란을 제공한 A씨 부부의 친자지만 재판부는 유전적 공통성보다는 '어머니의 출산'이라는 자연적 사실이 민법상 부모를 결정하는 기준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현행 민법은 부자 관계와 달리 모자 관계에 대해서는 친생자를 추정하거나 친생자 관계를 부인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으나, 판례상 생모와 출생자 사이에는 생모의 '인지(認知)'가 없어도 출산으로 당연히 법률상 친족 관계가 생긴다고 해석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인지란 혼인외 출생자를 그의 생부나 생모가 자기 아이라고 인정하는 절차다.

또 재판부는 "모자 관계는 수정, 약 40주의 임신 기간, 출산의 고통과 수유 등 오랜 시간을 거쳐 형성된 정서적인 부분이 포함돼 있다"며 "그런 정서적 유대관계도 '모성'으로 법률상 보호받는 것이 타당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남편이 다른 여성과 관계를 통해 자녀를 갖는 대리모만이 아니라, 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만든 수정체를 착상시키는 방식의 대리모 역시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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